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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슈슈 Oct 07. 2018

모든 인연은 교과서라고 하던데요.

커스텀 교과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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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보내주는 사람은 모두 교과서라는 말을 들었다. 

대자연이 내게 그 사람을 통해 배우라고 보내주는 거라며. 


얘기를 듣고 보니 인연이란 모두 커스텀 교과서 같은 것인데,

개인 맞춤형 교과서를 통해 나는 그동안 잘 배웠을까? 

되게 골고루 보내준 것 같은데 제대로 못 배운 것들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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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왜 못 배웠을까요?

A. 제가.. 과목을 오해했던 것 같습니다.


이 사람으로부터는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배우렴- 한 건데, 저렇게 해도 된다고 배우거나,

아예 그 나쁜 매력에 빠진다거나.. 


Q. 그럼 왜 오해했죠?

A. 제가.. 욕심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근데 욕심은 결핍에서 온다던데 결국 결핍 아닐까요?


집착하는 상대를 통해 대자유적 사랑의 위대함을 배우는 대신, 질척거리는 관계를 유지하는 미련함을 체득한다. 집착이라도 하고 싶은 나의 가난한 사랑 이력 때문이지 싶다. 

편법을 쓴 일처리를 보며, 그러면 안된다고 배우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해도 되는 건가 한다. 

빨리 편히 가려는 내 욕심 때문일 거다.  


그러니 내 성장이 더디 느껴진다고 내 주위의 교과서들을 탓해서는 안된다.

책을 바르게 읽어내지 못하는 나의 이그러진 눈과 비좁은 마음을 탓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뭐, 이그러지고 비좁으니까 성장하고 싶은 거지 뭐. 괜찮아, 괜찮아.



-

대자연이 내게 내려준 내 소중한 커스텀 교과서들이 어떤 제목을 달고 있는지 잘 보고 싶다. 

내 이그러지고 비좁은 것들을 잘 달래고 채워가면, 조금씩 더 제대로 잘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오늘 라면 먹고 바로 블루베리 베이글 사 먹은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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