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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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CD 플레이어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한 이야기가 끝나서 정지 버튼을 눌렀는데 정지가 안됐다.
'아, 왜 안 멈추지?'
큰일이다. 잔뜩 버튼을 누르고 이곳저곳을 살펴봐도, 우렁찬 스피커는 입을 다물지 않는다.
"자! 그러면 다음 시간까지 단어 다 외워 오세요!"
스피커 소리는 숙제를 외치는 내 비명같은 목소리까지 뒤덮었다.
'아잇참!'
수업이 다 끝나고 나서도 CD는 멈추지 않고 한껏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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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소리가 계속 들린다.
'아 이놈의 CD 플레이어...'
눈을 떴다.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오래된 CD플레이어는 없고 아이튠즈가 있다.
잠시 낮잠이 들 때까지 공부하겠다며 오디오 파일을 우렁차게 틀어 놓았던 것이 떠올랐다.
.. 'CD 플레이어'가 나왔을 때 의심했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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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내내 수업을 했다.
게다가 저 CD 플.. 아니 아이튠즈 때문에 시간을 넘기도록 수업을 했다.
억울하다. 내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