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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가방을 샀다.
도시락통은 포함되어있지 않고 가방만 샀는데 시세가 원래 그런가요?
그냥 검고 네모난, 점심 한 끼와 한 끼 같은 간식과 벤티 사이즈의 음료를 넣을 만큼의 크기만을 원했을 뿐인데 비싸다. 그러네, 작년에도 이 가격이어서 그냥 집에 있는 조그마한 가방에 넣고 다녔었네 1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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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가방이 배송되어 왔는데 신발 상자 두 개만 한 크기의 박스에 담겨 왔다. 음? 너무 큰 걸 샀나?
'아니야, 처음의 포부를 잊었어? 잔뜩 싸 가지고 다니는 거야. 가방을 꽉 채우도록 먹자! 그래, 반찬통도 더 사자!'
선생님, 카레의 법칙을 아세요? 카레가 남아서 밥을 조금 더 펐는데 이번엔 밥이 남죠. 그럼 카레를 한 국자 더 떠요. 균형을 맞춰보려다 숟가락을 놓을 수 없는 무한루프 속으로 직진하게 되는데 그런 기분이에요. 도시락통을 서너 개 더 산 다음에는 가방이 작아지겠죠. 그럼 또 더 큰 가방을 사고 그럼 저는 더 큰 위장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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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진정하고 수저통을 사러 갔다.
번듯한 도시락 가방 장만하고 나니 수저도 구색을 맞춰야겠지. 그런데 어른의 수저통은 정사이즈뿐이라 너무 거대한 데다, 수저가 통에 고정되지 않아 여차하면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온 동네에 내고 다니겠다. 안 되겠어.
바로 옆 어린이 코너에 갔더니 한국의 지배자 라이언부터 펭수의 직속 선배인 뽀로로와 스파이더맨 등등의 다채로운 캐릭터 수저통이 가득하다. 그러나 난 좀 클래식한 걸 좋아하는 편이니까, 미키마우스를 골랐다. 빨강과 노랑, 하양과 검정의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색 조합은 질릴 수가 없다. 통통한 하얀 손과 빨간 바지, 노란색 신발이 숟가락과 포크의 손잡이에 프린트되어있어 미키의 얼굴이 없어도 완벽히 미키를 떠올리게 한다. 과연 어나더 레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