뀰스맛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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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2박 3일 지리산 종주를 끝내고 살아서 내려왔다.
저 멀리 작은 슈퍼가 보인다. 아직 걸을 힘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초콜릿 사 먹을 생각에 날듯이 걸었다.
그런데 같이 들어간 선배는 양갱을 집는다. 아니 언니! 양갱이라니 그게 웬 말이오!
"언니, 양갱이요?"
"얘가 얘가, 아직 모르네. 산행에는 양갱이야."
선배는 기함을 토하는 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아무 말 없이 금색 종이를 까서 내밀었다.
"자. 한번 먹어봐!"
"음... 그럼 한입만 먹을게요"
오물오물.. 아... 단팥이.. 단팥이!!
나는 왜 입방정을 떨었을까! 왜 나는 한입만 먹는다고 했을까! 3초 전의 나를 탓하며 부지런히 입을 오물거렸다.
선배는 '그럴 줄 알았지.' 하는 뿌듯한 표정으로 매끄럽고 탱탱한 팥덩이를 마저 건넸다.
주저 없이 받아 들고 게눈을 또 한 번 감추곤 입맛을 다시며 나는
"하나 더 살까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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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빅'
"2,240원입니다"
귤 사러 나온 김에 양갱도 네 개 샀다.
귤 한 박스를 사들고 갔더니 엄마가 좋아한다.
"아유~ 귤 몇 개만 사지~ 한 박스나 샀어? 아유~ 서귀포 감귤이네~ 귤은 서귀포지~"
"엄마, 여기 양갱도 가져가."
"양갱? 아유~ 또 무슨 양갱이야 아유~"
"엄마, 산행은 양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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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는 '이 무슨 귤이냐, 양갱이냐' 하는데 얼굴은 왜 이렇게 밝으세요 어머니?
벌써 봉지를 챙겨 귤이며 양갱을 담는 엄마 뒤로 벌써 챙겨둔 머플러, 등산재킷, 산행 가방이 보인다.
한량처럼 나돌아 다니는 딸 앞바라지 뒷바라지하느라 친구들이랑 오손도손 나들이 한번 제대로 못 다녀 본 여사님.
'산행은 양갱'인 것도, 젊을 때 마음껏 놀러 다니라는 엄마의 서포트 없이는 몰랐을 것이에요.
어머니, 내일은 친구들이랑 같이 가을산을 즐기고, 산에서 더욱 뀰맛인 양갱도 맛있게 나눠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