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개안 水中開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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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서 몸을 일자로 세워서 그대로 입수하세요~"
네? 선생님? 여기 오미터 풀인데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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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수영장에는 오미터 풀이 있다.
한 번도 들어가 본 적 없고, 들어갈 일은 한번도 없었으면 좋겠다 했던 그 '오메다' 풀에 갔던 날이었다.
선생님은 몸을 작대기처럼 꼿꼿하게 세워서 그대로 퐁당! 뛰어 들라고 했다.
'아니 선생님, 그렇게 들어가면 더 깊게 들어가는 것 아닙니까???'
마음속으로 물음표를 열개쯤 띄운 나(를 포함한 모든 수강생들)를 발견했는지, 선생님은 곧바로 말을 이었다.
"그렇게 들어가 봐야 겁이 안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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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래야 겁이 안난다잖어.'
선생님을 꽤 잘 믿는 편인 데다 선생님의 어조가 너무 태연하여, 나는 큰 걱정 없이 최선을 다해 몸을 막대기처럼 만들어서 물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땅에 발이 닿지 않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체감했다. 그리고 그렇게 몸이 일자로 떨어지면, 물속으로 물속으로_ 정말로 한참을 내려간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그렇게 내려가면 많이 무섭다는 것도 알았다.
'음? 이거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부터 나는 수면 위로 목을 빼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사람의 몸이 눈까지는 떠오르게 되어 있어 나도 어찌 눈까지는 수면 위로 올라갔는데, 숨을 쉬어야 하는 코는 여전히 잠겨 있다. 아 나.. 여기서 죽지는 않을 거란 건 아는데, 죽을 것처럼 숨을 못 쉬겠으니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 어딘가 잡을 곳을 빨리 찾아 몸을 띄워야 했다.
'아우, 이게 뭐여 새벽부터~'
레인에 대롱대롱 매달린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팔을 한쪽 걸쳤더니 살겠다.
너 나할 것 없이 레인 한 귀퉁이를 붙잡느라 아우성인 우리들을 내려다보는 선생님의 유유자적한 얼굴을 보며 '선생님도 내 형편 봐가며 믿어야 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