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부르는지 몰랐지_ 1

by 릴리슈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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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한구석에 두 줄 끊어진 가야금을 2년 정도 방치 세워두고 있었다.

풍경처럼 거기 있는지도 모르다가 청소할때만 눈에 들어와 미안해하는 일을 반복했다.

그러다 최근들어 미안한 마음이 조금 더 잦게 왔다. 그래서 가야금으로 글을 썼다.

그리고 글을 쓰고 나니 가야금이 더 자주, 매일 눈에 밟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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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일도 많고 바쁘고 피곤하고..

가야금 탈 여유가 어디있나 싶으면서도, 그저 자꾸만 마음에 배겨 공방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거진 전공자 대상으로 조율을 하고 있거나, 공방이 멀거나,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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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그냥 내가 하자.

아무 배움없이 귀동냥으로 하는 조율이라 방법도 요령도 없다.

돌괘(줄끝에서 줄을 조이는 조이개)를 조이고 줄을 당길 때마다 땀이 죽죽 흐르고 손에 물집이 잡혔던 기억 때문에 안했는데, 하는 수 없다.

퇴근하자마다 밀린 숙제를 하고, 글을 한 편 써 올리고 열두시가 다 되어 가야금을 내렸다.

아무렇게나 누워있는 실뭉치들, 나동그라져 있는 안족, 그리고 그 모든 곳에 고루 곱게 쌓여있는 먼지들..

슥슥 닦아 야매로 한 줄을 당겨놓고 다른 한 줄을 잡는데, 아무래도 불안한다. 야매라서...

문득 유튜브가 생각났다. '유튜브에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과연.. 실뭉치를 학슬에 연결하는 법, 부들매는 법, 조율하는 법.. 다 있다.

"야- 옛날에는 이런게 없었는데.. 이야.. 이렇게 설명이 잘 되어있고.. 이야-" 를 옛날사람처럼 연발하며, 방금 야매로 당겨놓은 줄도 다시 풀어 당겼다. 땀을 뻘뻘 흘리며 줄을 당기고, 돌괘를 한껏 돌려가며 음계를 맞추었다.

40분이 지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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