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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너에 맞추어 음계를 조정해놓아도, 12줄을 다 맞춰놓고 나면 그새 다른 줄들의 음이 떨어져 있다.
그래서 조율 후에는 아리랑을 연주하며 음을 다시 한번 맞춘다.
가야금을 배워 맨 처음 연주한 곡이 매 조율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묘하다.
손가락은 그때에 비할 수 없이 자연스러워졌는데, 아리랑을 뜯고 있는 내 마음은 그 첫날로 돌아가 수줍고 설렌다. 모든 것이 다시 신기하다.
아리랑으로 한번 더 조율을 마쳤다.
참 오랜만이라, 이대로 그치기 못내 아쉬워 민요 두 곡을 더 연주했다.
이를 데 없이 피곤한데, 마음은 또렷하다.
깨끗한 걸레에 물을 축여 가야금에서 떨어낸 먼지가 나뒹굴고 있는 방을 삭삭 닦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