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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_ 이것 참 좋구나, 싶어 한동안 새로운 향을 사는데 심취했다.
그러나 두어박스를 사보고는 말았다. 너무 복불복이었다. 마치 와인을 고르는 기분인데.. 그래도 와인은 드라인부터 스윗을 나타내는 표라도 있지 않는가. '봄을 알리는 목련향'은 그렇다쳐도 '부드러운 단맛과 약간의 신맛이 어루어진 순수한 향', '깊은 향취와 화려한 단맛'... 네? 선생님??
과연 무슨 향일까 상상하며 고심 끝에 골라 받아본 향은... 하..
티셔츠면 잠옷으로라도 입겠는데, 냄새라는 게 참 그렇다. 방향제로도 쓸 수 없다.
먼 길을 돌아 결국 처음 추천받아 사용했던 향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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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향의 가장 매력적인 냄새는 향이 타면서 내는 향이 아니다. 재가 타는 냄새다.
향이 타고 남은 재가 많이 쌓여있을 경우, 그 재에 향을 꽂아두게 되는데, 꽂아둔 향이 끝까지 타면 향이 꽂힌 자리 주변의 재가 같이 살짝 탄다. 그때의 그 냄새. 향이 사라지며 제 주위의 재를 살짝 그슬리는 그 냄새. 그것이다.
결국 나는 향을 모으는 대신 재를 모으기 시작했다.
몇 년을 꾸준히 모으니 밥 사발의 삼분의 이 가량이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