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뭐, 아무래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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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재 모아둔 병을 어디다 놨더라?
본가로 돌아오면서부터는 향을 피우지 않게 되었다. 내 방이 유난히 환기가 잘 되지 않아 향을 하나만 피워도 공기가 독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집에 돌아오고 나서부터는 기도도 뜸해졌다.
왜? 향을 안 피워서 그런 거야? 아니.. 꼭 그런 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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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품이라고 해서 마냥 안락하고 따뜻하지만은 않았다.
오랜 시간 동안 떨어져 있다 다시 같이 사는 일은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서로가 생각하는 서로는 10년 전 모습이거나, 10년 동안 오해했던 모습이거나, 10년 동안 가져왔던 환상이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가진 과거와 오해, 환상과 싸워야 했다.
그래도, 감사하게도. 집이 더 편안했다.
10년의 객지 생활은 하루하루가 외줄 타기 같았다. 어른이 아니었지만 어른인 척했어야 했다. 날을 세우면서도 평정심을 유지해야 했다. 성과를 내야 했다. 마음이 쉬는 날이 하루도 없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는부터는 세상 못생긴 얼굴을 해도, 쭈구리처럼 구겨져 있어도 괜찮았다. 얼마든지 못나게 있어도 괜찮았다. 아무래도 괜찮았다. 그러니 기도도 뭐, 아무래도 괜찮았던 것.
음? '기도도 뭐, 아무래도 괜찮아_' 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