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닛! 벌써 100일이?

오늘 99일인 줄

by 릴리슈슈
우왕! 진짜 끝났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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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잉! 100일이 끝난 건가?

카카오와 함께 했던 100일간의 프로젝트의 마지막 날이었다.

난 내일이 100일인 줄 알았지 뭐야..

100일째 되는 날 올리려고 미리 써 둔 글이 있었는데 애매하게 되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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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썼던 날은 백일 중 며칠이었을까?

'정말 아무것도 없어요. 쓸 게 아무것도 없다구요 선생님!'

하고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향해 외치던 날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런데 신기한 건 엉덩이를 붙이고 짜내다 보면 뭐가 나오긴 나왔다는 것. 그렇게 쓰면 되게 별로인 글이 나올 것 같았는데 꽤 마음에 드는 글들도 있었다. 그전엔 거진 내킬 때만 썼으니 그런 억지로 쓴(?) 글들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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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마음 참 간사하지.

100일 동안은 어떻게 유야무야 해서라도 100일이 금방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90일 대로 접어들었을 땐 심지어

'와, 나 글은 아닌가 봐. 100일 끝나면 글 고만 쓸까?' 했는데

막상 100일을 끝내니 '좀 더 잘 썼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와- 노양심. 노양심.. '쓰레기라도 쓰겠습니다' 하고 매일 쓰는 데에 의의를 두겠다고 했던 거 아니었니? 사람이 왜 이렇게 얇디 얇..'

뭐 인간이란 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핫핫핫


그래, '자기 자비'를 모토로 삼은 해였으므로 얼마든지 오케이다. 100일을 못 끝냈어도 오케이지만 끝내기까지 했으니 대오케이 슈퍼굳좝 아니겠는가. 내 비록 인후염으로 축배를 들 수는 없지만 마음만큼은 1차 2차 3차다.

잘했또 잘했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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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쉬운 점이 있다.

돌아보면 소소한 잔병치레들이 글쓰기에 겨우 붙인 약간의 탄력성을 모조리 떨어트리고.. 생활 속 루틴을 박살 내며.. 모래성처럼 쌓아 올린 긍정적 마음가짐을 한방에 무너뜨리는 파도와 같은 역할을 했음을 통감한다.

'체력이 태도가 된다'

인사동 가서 붓글씨로 받아와서 대문에다가 붙여놔야 된다.


또 한 가지의 아쉬운 점은.. 한 해 동안 한 것들이 하나로 엮을 수 있는 작업들이었으면 좋았겠다 싶다. 계획을 너무 좋아해서 계획을 안 세워봤는데 이건 또 그게 아닌가 봐.. 내가 가져갈 수 있는 줄기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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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다가오는 2020년 원더키디 원년에는 체력을 우선순위로 하여 잔병치레를 줄여나가 건강한 정신으로 인류와 지구별에 보탬이 되면 좋겠지만.. 일단 내 몸과 마음을 건사할 수 있는 가볍고 명랑한 인간이 되고, 나의 수많은 잔줄기들을 헤쳐 묶어 볼 수 있는 약간의 여력이 된다면 참으로 좋겠다.


어쨌건 잊지 못할 100일. 감사와 햄벅과 뿌듯.

참 좋은 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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