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짱맨 김여사

by 릴리슈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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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고 번잡했던 한 해였다.

12월은 흙탕물을 가라앉히고 마음속에서 정말로 떠오르는 걸 보고 싶어서 주말에 최대한 아무 일정도 잡지 않았다. 그렇게 흙탕물을 열심히 가라앉혔는데 마지막 주에는 감기에 걸렸다. 콜록콜록.

다행히 독감은 아니어서 가볍게 산책도 나갈 수 있었고 책도 많이 읽을 수 있었다.

내 방 춥다는 핑계로 엄마방에 갔다. 엄마랑 빈둥거리면서 각자 유튜브 보다가 책 보다가 깜빡 자다가 일어나서 밥 먹다가. 그렇게 이틀을 보냈다.


대단한 한 해의 마무으리 또는 거창한 새해의 계획을 세울 생각은 전혀 없었다.

아니 사실 그러고 싶었지만 몸이 지치고 마음은 번잡했다.

그런데 엄마랑 이틀간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유유자적하게 보내면서 자연스레 흘러나온 말들이 이리저리로 흐르고 엮인 덕에 지난 일 년 반의 시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한 해의 방향을 얼추 잡을 수 있었다.

놀라운 수확이다. 다 엄마 덕분이다.


편안하게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 것도 기뻤지만, 생각의 물꼬를 틀어주고, 힘에 부치면 밀어주고, 막히는 것 같으면 다른 길을 터주기도 하며 내 마음을 펼칠 수 있도록 이끌어준 엄마가 항상 곁에 있을 거라 생각하니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확 사그라들었다.

여전히 짱짱한 우리 김 여사님 믿고, 새해에는 더 묵직하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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