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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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하고 나왔더니 왼손 끝의 굳은살이 곧 떨어질 모양을 하고 있었다.
아슬아슬한 것은 손으로 집어 떼어버리기 좋아하는 성미이지만, 꾹 참고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버스에서 내려 횡단보도의 긴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그만 인내심이 동이 났다. 오른손으로 왼손 집게손가락 끝의 작고 동그란 굳은살을 떼어냈다. 음표의 동그란 머리 모양을 똑 닮은 굳은살을 떼어내고 나니, 그동안 겨우 새겨 넣은 음악이 내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건 아닐까 덜컥 겁이 났다.
물론 그럴리는 없다. 기타 줄을 누르던 손끝과 기타의 목을 잡던 손아구의 악력이나 기타의 몸통을 품에 안고 있던 내 양 팔과 기타를 몸에 알맞게 세우기 위해 기이하게 꼬았던 내 두 다리의 근육은 그대로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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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던 사람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때가 기억났다. 그들이 내 삶에서 영영 소멸해버릴까 봐 두려워했던 기억이 났다. 꽤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야 그들은 여전히 내게 남아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이 다행인지 불행인지를 가름하려면 한참의 시간이 또 필요할 것 같긴 하지만..
그러나 물에 잔뜩 불은 굳은살이 떨어져 나가는 것처럼, 사랑하는 것과의 이별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소중했던 것이라면 내 근육이나 혈관 어느 구석에 어떤 형태의 기억으로든 남아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