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의 음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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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비가 많은 듯한 오월이다. 오월은 무엇이든 좋으니, 이 많은 비도 나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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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하러 카페에 나온다. 동네엔 카페가 참 많은데, 주로 선택하게 되는 카페는 조용한 카페다.
테이블 사이가 멀고, 소리가 흡수되며, 음악을 작게 틀어주는 곳이다.
음악을 작게 틀어주는 곳.
미칠 듯한 선곡센스가 아닌 이상에야, 음악을 작게 틀어주는 곳이 좋다.
어느 곳은 음악소리가 어찌나 큰지, 그곳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음악소리와 싸워 이기려 한다.
대화를 하러 갔으니, 나의 이야기를 전하려면 내 목소리를 높여 음악소리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수밖에 없지.
그러나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데시벨을 넘어서려 하는 공간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피곤하다.
음악을 작게 틀어주면 내 안에서 손쉬운 선택적 음소거가 가능하니 내 일에 집중하기에도 좋다.
한편으론 잔뜩 상상할 수 있는 여백을 내어주니 딴생각을 하기에도 좋고.
음악이 너무 크면 꼭 잡아먹히는 기분이 든다. 거대한 고래 뱃속에서 기름등을 켜고 서 있는 것처럼. 탈출 말고는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 같은 것이 없다.
나의 공상들이 마음껏 걷고, 뛰고, 사람을 모아 올 수 있는 여백이 있는 공간이 좋다.
진폭이 작은 소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공간이 좋다. 그러니 소곤거리는 이 두엇의 카페가 모쪼록 이 진폭을 유지해주었으면. 내 공상들의 놀이터로 남아주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