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빗물, 멈춰 선 눈물

악재는 왜 항상 겹쳐 오는 걸까

by 꽃빛달빛

악재는 꼭 한꺼번에 몰려왔다.


하나의 문제가 지나가기도 전에 다음 문제가 다가왔고,

그다음은 더 무거운 짐을 지고 나타났다.


나는 아직 첫 번째 짐도 내려놓지 못했는데,

버겁다는 말조차 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쌓이는 악재를 바라볼 뿐이었다.


이런 일들은 겪은 날은 밤이 깊어질수록 무기력이 짙어졌다.

어둠 속에서 몸을 일으킬 힘조차 없어 그저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가만히 누워 있다 보면.

마음속에 고여 있던 눈물들이 천천히 올라와 목 끝을 조였다.


터질 것처럼 가득 차 있는데,

정작 눈 밖으로 흘러나오지 못한 눈물들이 나를 가장 답답하게 했다.


차라리 울어버렸다면 나았을까.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에도 대답할 힘이 없었다.

그렇게 새벽을 견디다 보면 어느새 창밖엔 비가 내리고 있었다.


흐릿한 세상을 바라보며,

마치 나처럼 우울하고 축축한 세상이 그곳에 펼쳐져 있는 듯했다.


빗소리가 유리창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이 보였다.

그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위안을 얻는 기분이었다.


빗물에 젖어가는 세상 속에선 나의 무력함과 슬픔도 자연스러운 일처럼 느껴졌으니까.

그저 담담히, 그 흐릿함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흘러가는구나.


어쩌면 시간이 지나면 비는 그치고 악재는 가벼워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은 아닌 것 같다.

나는 억지로 웃으려 하지도, 힘을 내보려 하지도 않았다.


그냥 이렇게, 조금은 무겁고, 조금은 흐린 채로 비 오는 아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런 날들도 살아갈 이유가 되는 거겠지.라고 나를 다독이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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