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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by 황현경

책 속으로 들어와 책 속에서 길을 잃었다

책 속에 있어도 책이 그립다


시인들의 이름을 나지막이 읽어본다.

김상혁 나태주 진은영 서덕준 유선혜 한강 신이인 이병률 류시화 이병률

종이 위에 아름답게 수 놓아진 시들이 작은 별이 되어 떠다닌다


잡으려 해도 쥐어지지 않고 허공을 맴돌다

내 마음에 슬쩍 그림자 되어 내려앉았다


마음에 빛나는 돌이 맺힌 건 시의 무게 때문일까

반짝이는 시어 속에서 길을 잃고

아름다운 포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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