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피어난 봄 햇살

by 황현경

점점이 붉은 열매 흩어지고

한겨울 추위에 먹이 찾던 까치는

열매를 먹으려다 날카로운 매의 발톱에 깔렸다

살기 위해 먹다가 죽음을 만난 까치

연약한 목덜미는 힘없이 찢겨 먹이가 되고

물어뜯던 매의 날카로운 부리

포식자의 매서운 눈빛 아래

미동도 없이 꺼져간 생명

그 자리엔 눈이 녹고

눈이 녹은 자리에 별처럼 어린 풀이 자라나고

매는 다시 또 누군가의 여린 살점을 날카롭게 물어뜯고 있겠지

살기 위해서

황량했던 사냥터엔 새싹이 자라나고

까치가 누웠던 그 자리엔 작은 깃털 하나 바람에 고요히 흔들린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죽음

아프게

생명이 가고

다시 생명이 피어나고

봄 햇살은 다시 살아나 새싹 위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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