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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 혼간지(東本願寺) 가는 길에

by 황현경

교토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큰 불교사찰이 있다. 히가시 혼간지다.

히가시 혼간지는 쇼군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의해 1602년 설립되었다. 이에야스는 혼간지(本願寺)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히가시 혼간지(東本願寺)와 니시혼간지(西本願寺) 2개로 분리시켰다. 현 위치에 지어진 것은 1958년이다. 정토진종의 창시자인 신란의 유골이 있는 영묘가 경내에 있다. 영묘는 원래 1272년에 만들어졌으나 1670년에 히가시 혼간지에 옮겨졌다. -위키백과에서 인용-


숙소에서 멀지 않아 슬슬 걸어서 갔다.

사찰의 외관은 절을 빙 돌아 해자가 있고 커다란 잉어가 헤엄쳐 다니고 있었다. 해자 옆으로 절을 둘러 돌담이 있었는데 안쪽으로 기울어지게 설계해서 독특해 보였다. 돌다리 건너에는 커다란 나무문이 있었다.

조각 위에 황금빛으로 칠해져 있어 화려했다.

지붕에 왜가리가 털을 다듬고 있었다. 지브리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포스터에서 본 왜가리가 생각났다.


사찰로 가는 길에 플리마켓을 만났다. 사찰 앞 공원에 있었다. 스티커, 장신구, 오래된 장식품, 기모노, 기모노의 오비(허리띠)로 만든 가방이 있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사람 사는 곳은 다 같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꼈다. 작은 도자기 그릇, 목기도 있었고 나무젓가락도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는 꼼꼼히 구경하며 서로 대화를 나눴다.

“예쁘다, 신기하다, 이런 물건도 있네.”

아이들은 벚꽃 문양의 화려한 스티커를 구매했다.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스티커가 저렴해서 아이들이 좋아했다.

오비로 만든 가방도 문양이 화려했다. 앞뒤로 무늬가 달랐고 줄이 달려 핸드폰과 작은 지갑을 넣으면 딱 좋을 만한 가방이었다. 무늬를 보고 아이들이 골라 주었다. 작은 아이가 엄마 선물이라며 대신 계산해 주었다.

남편도 붉은색의 부채가 들어간 액자를 골랐다. 황금색과 붉은색의 부채가 독특하고 예쁘다. 전시된 다른 액자는 그림이었는데 그 액자만 진짜 부채가 들어가 있었다. 작은 딸이 아빠 선물이라며 계산을 해줬다. 판매하시는 아저씨는 잠깐 기다리라며 엽서 두 장을 골라서 선물이라고 준다. 생각지도 않은 쇼핑을 거리에서 했다.

히가시 혼간지 사찰의 문안에 들어서니 한국절과 아주 달랐다. 한국의 절은 여러 색깔의 단청이 아름답고 화려하지만 히가시 혼간지는 검은색과 흰색 그리고 황금빛으로 치장되어 있었다. 규모도 커서 여러 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었다. 신발을 벗고 다니며 구경하고 사진을 찍어도 되었다. 부처님상은 절에 비해 소박하게 안치되어 있었는데 진짜 사람으로 된 등신불이라는 말도 있어 좀 무서웠다. 건물 한 군데만 다녔는데도 아주 넓었다. 기도를 하시는 분들이 있어 조심스럽게 다녔다. 나무로 된 의자도 여러 개 비치되어 있고 바닥은 다다미였다. 대들보 아래에 새와 선녀들의 황금색 조각이 여러 개 이어져 있어 화려해 보였다. 절 안에 화장실이 있었다. 한국의 절은 화장실이 절 밖에 떨어져 있는데 그곳은 절 안쪽에 몇 군데 있었다. 나중에 나오면서 보니 지진대피소라고 되어있었다. 도심에 있는 절이라 대피소로 사용하기 위해 화장실도 여러 개 안에 설치한 것 같았다. 점심을 먹기 위해 교토역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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