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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의 작은 요정 민들레

by 황현경

민들레


이해인

은밀히 감겨간 생각의 실타래를

밖으로 풀어내긴 어쩐지 허전해서

차라리 입을 다문 노란 민들레


앉은뱅이 몸으로는 갈 길이 멀어

하얗게 머리 풀고 솜털 날리면

춤추는 나비들도 길 비켜 가네


꽃씨만 한 행복을 이마에 얹고

바람한테 준 마음 후회 없어라

혼자서 생각하다 혼자서 별을 헤다

땅에서 하늘에서 다시 피는 민들레


-<내 혼에 불을 놓아> 이해인 제2 시집 분도출판사(1986년 19판)-


요즘 민들레가 한창입니다. 노란 방패 같은 꽃잎을 하늘 향해 펴고 따뜻한 햇살 아래 봄기운을 받고 있습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쓴 어여쁜 요정 같은 노란 민들레.

초록초록 고운 손을 봄비 향해 뻗어봅니다. 하늘의 별 아기가 놀러 온 것 같은 노란 민들레는 오늘도 바람에 살랑살랑 웃고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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