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물에게

돌나물 네가 그렇게 유명한 줄 몰랐어

난 한 번도 친밀하게 너와 대면한 적이 없었어

길을 가다가

별이 잔디밭 위에 모여있는 것을 보았지

아주 작고 반짝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다가가 보았어

하늘에서 떨어진 별이 잔디 위에 모여서 오들오들 떨고 있다고 생각했어

너는 돌나물이었어

아주 연하고 사랑스러운 잎이 꽃잎을 받쳐주고 있었지

너는 전란으로 불타버린 절터에

무두불(머리없는 불상)이 추울까 봐 황금갑옷처럼 덮어주었지

그래서 네 이름이 불갑초라고도 한다며

그것으로도 모자라 너는 봄에 입맛 없는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나물이 되었지

돌나물 무침, 돌나물 물김치, 돌나물 된장무침, 돌나물 샐러드, 돌나물 볶음, 돌나물 장아찌

췌장암과 당뇨 치료에도 도움을 주고 빈혈 예방, 소화 촉진, 위 건강 개선, 피로 해소, 해독 효과, 혈액 순환 개선에도 좋다고 소문이 났더라

그렇게 유명한 너를 난 왜 몰랐을까

사랑스럽게 핀 꽃을 보고서야 너를 알게 되었구나

어여쁜 돌나물아 반가워

이제 좀 친밀하게 지내도 되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