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티콘을 부탁해

야심찬 부업 프로젝트

by 윤사강

2022년을 맞으며 각각 하나의 성공과 실패를 맛봤다. 성공이라 함은 삼수 끝에 브런치 작가가 된 것이고 실패라고 함은 카카오톡 이모티콘 심사에 떨어진 것이다. 하필 둘 다 카카오와 관련이 있다니. 정말 공교롭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직장인 3명 중 1명이 부업을 한다는 기사를 읽고 우리도 부업을 해보자며 남자친구와 함께 야심 차게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고생도 많이 하며 32개의 이모티콘들을 그려서 제출하고 신나게 행복 회로를 돌리고 있었는데, 이게 웬걸. 떨어져 버린 거다.


한 달에만 6000건 정도의 이모티콘들이 심사에 들어가고, 그중 통과하는 건 겨우 200개 내외에 불과하다고 한다. 실로 엄청난 경쟁률이다. 그래도 나름 한예종에서 미술을 전공했는데 이모티콘 심사에서 떨어지다니 자존심이 상했다. 내심 ‘더 힘든 입시도 해냈는데 이모티콘 심사쯤이야’ 하는 생각이 있었나 보다.


2021년 말을 불태운 이모티콘이 심사에 똑하고 떨어져 버리자 의욕을 잃어버렸다. 수정 및 보완을 해서 재심사에 넣으려는 계획도 며칠째 실천이 안 되고 있다. 내 자식처럼 소중한 이모티콘이었는데. 대히트를 쳐서 부자가 되면 어쩌나 별의별 상상까지 했었지만, 대히트는 커녕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하고 사라질 위기에 쳐해 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2022년의 목표도 ‘이모티콘 작가 되기’로 정해졌다. 대학교도 재수 끝에 입학했고, 브런치도 삼수 끝에 통과했으니 이모티콘 심사도 최소 세 번은 두드려봐야지. 부디 올해 말에 한 해를 돌아볼 때는 내가 만든 이모티콘이 상용화돼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카카오야, 내 이모티콘을 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