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서 글을 쓰지 않게 되었다.

내 모든 글의 뿌리는 슬픔에 있던 게 아닐까.

by 윤사강

내 모든 글의 뿌리는 슬픔에 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아니 자주 하는 요즘이다. 전보다 행복에 가까운 삶을 살게 되니 더 이상 전처럼 글을 자주 적지 않게 되었다. 그동안 sns에 써온 나의 글들은 태반이 나의 우울과 슬픔, 무기력에 관한 것들이다. 문장이 먹고 자라날 양분이 적어져서 그런가. 요즘은 도무지 아무런 문장도 떠오르지가 않는다.


글이란 건 반드시 생각을 동반한다. 혼자 있는 외로운 시간이 많을수록 생각은 꼬리를 물고 이어져 문장이 된다. 정신건강이 전보다 안정을 찾아가고 이젠 제법 혼자 밤에 잠도 잘 잘 수 있게 되어서 그런지, sns에 꽤나 꾸준히 올리던 글의 빈도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누군가 글을 쓰는 신경을 차단한 것 마냥 나는 글로부터 멀어졌다.


오늘은 새벽에 잠에서 깼다. 빗소리가 꽤 컸고 꿈도 제법 생생했다. 시간을 거슬러 고등학생 때로 돌아가 교실에 앉아있는 꿈이었다. 꿈은 나를 그때 그 교실, 그 순간, 그 친구들 그 사이에 데려다 놨고, 웃고 떠들며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는 감정을 꿈에서 느낄 무렵 빗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깼다. 어두운 새벽에 눈을 떠 아련한 감정을 느끼며 처음 한 생각은 그 순간을 적어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난 몇 개월 만에 처음으로 글을 다시 적었다.


그래 글을 적는다는 건 이런 기분이었지. sns에 글과 사진을 업로드하고 뭔지 모를 뿌듯함을 느끼며, 오랜만에 아침을 차려 먹었다. 힘들던 시절, 글을 적는 게 하루의 전부였던 순간도 있었는데 이젠 한 문장 한 문장 적는 걸 노력해야 하는 때가 오다니. 내 삶이 전보단 더 나아졌다는 뜻이겠지. 이젠 글에게 행복도 양분으로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조금 더 글을 자주 쓸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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