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노을의 일간 글 예찬 13
나조차 잊고 지냈던 좋은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글쓰기
글쓰기를 시작하면 쓰고 싶은 글감이 머릿속에 차례로 떠오른다.
나 같은 경우에는 그동안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말들을 봇물 쏟아 내듯 쓰기 시작했다.
대부분 성인이 되어서도 잊을 수 없는 아픈 기억 상처받은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비 온 뒤 구름이 걷히고 맑아지듯 나의 어둡고 아픈 면들을 퍼붓고 나니 내 마음속에 먹구름이 걷혔다.
먹구름이 지나간 자리에는 나도 기억하지 못했던 좋은 기억들이 방울방울 숨어 있었다.
글을 쓰기 전에는 부정적인 감정과 상처받은 경험들로 가득 차 앞이 캄참하고 끝이 없어 보였다.
가슴에 바위돌을 얻어 놓은 듯 무겁고 답답했으며 성처받은 나의 내면 아이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울어 됐다.
울음소리만 들으면 자동반사적으로 회피하려고만 했던 나의 마음과 기억들을 글로 적다가 만난 화창하고 청명한 하늘 같은 추억들을 만났다.
엄마 아빠와 우리 셋이서 처음으로 같이 살게 된 날.
아빠가 첫 직장에 취업하신 후 갔던 첫 가족여행.
핀란드 살 때 노르웨이 북쪽에서 오로라를 직접 본 날.
크리스마스이브에 선물처럼 대기업에 합격한 소식을 들었던 날.
첫사랑에 빠져 내 심장도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심장이 쿵쿵 뛰던 날.
결혼을 한 날 6월 24일
결혼 7년 만에 임신한 것을 안 날
공황장애를 딛고 아들을 건강하게 출산한 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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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브런치 작가 된 날 2023년 5월 2일
가만히 앉아서 뒤돌아 보면 힘들고 부정적인 경험만 떠올리느라 소외되었던 짤막한 좋은 순간들이 떠올랐다.
한 순간씩 떠 올리다가 그날 그 추억의 장소나 감정이 생각이 나서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되는 아침이다.
글쓰기가 없었다면 나는 계속 어두운 터널만 보고 터널 속에서 헤맸을 것이다.
내 생각을 가두지 않고, 나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쓸 수 있었던 그날부터 나는 마음이 무게가 가벼워졌다.
그리고 이젠 믿는다. 잠시 내 앞에 먹구름이 가려 있을 뿐 그 뒤에는 푸른고 청명한 하늘도 늘 존재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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