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 마 흉기 난동 범죄
시아버지께 과일을 깎아 드리고 싶었을 뿐
연일 뉴스에서는 묻지 마 칼부림 범죄와 흉기 소동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범죄의 방법도 유행이 있는 것 인지... 첫 번째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기습 묻지 마 칼부림 사건이 후 전국에서는 흉기를 들고 위협을 가하거나 실제 피해를 입힌 사례들이 줄줄이 발생하고 있다.
흉기로 난동을 부린 범인을 잡고 나면 프로파일러 투입 및 사이코패스 검사 등을 실시한다. 마치 모든 사이코패스가 극악 무도한 범죄를 일으키는 것 마냥 말이다. 말로 설명할 수 없거나 입증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원인이 스트레스나 분노장애라고 흔히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 이어지고 있다.
침대에서 낙상을 하신 시아버지님의 면화를 갔다. 평소에도 과일을 좋아하시던 아버지 셨기에 가족들은 면화를 갈 때마다 다양한 제철 과일을 손질해서 전달해 드리 곤했다. 병원에서 생활이 길어져서 벌써 병원을 두 군데나 옮기고 다음 주에 다른 병원으로 또 옮기실 예정이다. 그렇기에 짐이 된다고 하여 가족들은 과일이나 필요한 물건을 아버지께 전달하는 것을 자제했다. 그런데 어제 시아버지는 제철 사과가 드시고 싶으셨는지 사과가 드시고 싶으시다고 했다. 입점되어 있는 카페로 달려가서 손질해 놓은 과일이 있나 봤지만 없었다. 과일가게나 마트가 없는 병원에서 아쉬운 대로 나는 편의 점에 갔다. 편의점에도 손질된 과일을 플라스틱 컵에 넣고 팔곤 했는데 어제 따라 다 팔렸다. 다행히 그 옆 진열대에는 사과, 키위, 오렌지 등의 과일이 진열되어 있었다. 모두 깎아야 먹을 수 있는 과일이었길래 과도를 찾아 편의점 몇 바퀴를 돌았다. 하지만 과도는 보이지 않았다. 편의점에서 열심히 물건을 정리하는 젊은 남성에게 과도를 구입할 수 있냐고 물었다. 진열대에 고정되어 있던 남성은 모자챙 너머로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계산대에 있는 점원에게 요청을 해보라고 설명을 해주었다. 계산대에 있는 여성 직원에게 과도를 구입할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여성 직원도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제야 그들의 반응이 이해가 갔다. 연일 학교 지하철 등 흉기를 들고 난동을 피우는 사건이 유행처럼 퍼지고 발생하다 보니 그럴 수 있었을 거라 이해는 가능하지만 과일을 사고 과도를 사는 일이 이렇게 여러 단계를 거치고 검증을 받아야 하는 일인가?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혹시 몰라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을까 싶어서 종이봉투를 사서 칼과 과일을 사서 들고 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왔다. 코로나여서 면회는 안되지만 일층 로비에서 잠시 만날 수는 있었다. 주어진 여건대로 화장실에서 과일들을 깨끗이 씻어서 인적이 드문 구석쟁이 병원 철재 의자에 앉아서 나는 사과와 오렌지를 깎아서 아버지께 드릴 수 있었다. 과일을 깎으며 사회가 얼마나 각박해지고 자신의 안전을 답보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인지 씁쓸했다.
칼이라는 같은 도구를 가지고 어디에 어떻게 쓰이냐가 엄청나게 서로 다른 결과를 낳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셰프에게 칼은 식재료를 손질하고 자르는 도구로 사용이 된다. 수술할 환자를 수술해야 하는 외과 의사들에게 칼은 없어서는 안 될 도구이다. 그런데 칼을 나의 분노나 증오의 감정을 표출하는 데 사용하다니 더 이상 뉴스에 나오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같지 않게 느껴진다.
그저 편찮으신 시아버지를 위해서 사과 한쪽을 깎아 드리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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