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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 깊은 공감

자녀와 같은 취미를 갖는다는 것

by 이도연 꽃노을





자녀의 단순한 놀이 상대에서 정서적 교감을 하는 소울메이트로 거듭나기



바쁜 삶 속에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내는 것은 소중하고 꼭 필요한 일이다. 워킹맘이나 전업맘이나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은 모든 엄마들의 아이에게 해주어야 할 숙명이다. 그러나 아이가 하자고 하는 놀이는 매일 레퍼토리가 정해져 있기 일쑤이다.



" 엄마, 내가 신데렐라 할게. 엄마는 그 신데렐라 언니들 해. "


아이들은 꼭 이쁘고 주인공 역할을 먼저 맡곤 엄마에게는 나머지 역할을 준다. 한두 번이면 웃으면서 역할을 해줄 만 하지만 아이는 좀처럼 역할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어린아이가 생각해도 신데렐라의 언니나 엄마의 역할은 나빠 보이나 보다.


" 엄마도 이쁜 신데렐라 하고 싶어. 왕자님과 춤도 추고..."


나도 어릴 때 그랬던 것 같다. 심지어 아빠에게 신데렐라 언니 역할을 시키고 몇 번이고 며칠이고 신데렐라 놀이를 하자고 졸랐었다.


매일 비슷한 역할을 하다 보면 대사까지 외울 지경이다. 심지어 아이는 대사까지 정해 줄 때도 있다.

딸이어서 그나마 내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를 주제 삼아 역할극을 한다.


아들들은 성별이 다른 엄마에게 또 다른 방식으로 놀아 달라고 한다.


" 엄마, 엄마가 쿠파왕해. 내가 마리오랑 루이지 할게. "


"쿠파가 뭘 하면 되는데? "


"응. 쿠파가 군대를 이끌고 피치섬에 침투하는 거야 "


목소리도 여자목소리가 아니라 쿠파 목소리를 내라고 성대모사까지 하면서 쿠파 목소리를 알려주기도 한다.

아이들이 역할놀이가 뇌발달과 언어 발달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육아 서적을 얼핏 본 엄마들까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매일 같이 반복되고 일방적으로 엄마는 주어진 상황에 주어진 역할만 한다는 것이 육아를 하면서 힘든 점 중에 하나였다.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아이와의 놀이까지 매일 같은 놀이와 같은 역할을 맡는다면 엄마는 아이와의 놀이 시간이 더 이상 즐겁지만은 않다.






나는 아이가 시키는 역할과 상황에서 앵무새처럼 아이가 알려준 대사를 해주다가 문득 아이와 엄마가 모두가 재미있으면서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엄마가 집안일을 하면서 같이 아이에게도 할 수 있는 역할을 주면서 시간을 보내라는 육아서도 많다. 그렇지만 아들인 데다가 관심사가 나와는 전혀 다른 아들과 집안일을 놀이 처럼 한다는 것은 책 속에서나 이루어질 법한 이야기였다.


그때부터 나는 나의 아이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아들이 가지고 있는 호기심에 초점을 맞췄다. 남자아이여서 그런지 아들이 좋아하는 것들은 살아있는 생물에 관한 것들이 많았다. 물론 아들의 성화에 못 이겨서 사슴벌레부터 베타 키우기 등 많은 것을 해보았다. 그러나 아이의 관심은 늘 그 생물이 집으로 입양되고 일주일 이내에 사라졌다. 그리고 나머지 관리와 청소의 몫은 모두 엄마의 일로 남았다. 매일 새로운 생물을 입양하고 키울 때 아이가 관리를 하고 청소를 하길 기대하면서 아이와 약속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약속은 늘 지켜지지 않는다.






자녀와 공통된 취미 활동을 같이 함으로써 발생하는 다양한 감정적 교류와 정서적 교감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아이와 같은 취미를 갖는다는 것은 단지 즐거움과 재미를 넘어서 지속적이고 끈끈한 유대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각자 일이 바쁘고 자녀와 대화가 줄어가는 현대 사회에서 아이와 빠르게 정서적으로 연결되고 공감을 형성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



부모로서 우리는 멘토, 안내자, 보호자, 등 다양한 역할을 해야 하지만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부모는 놀이 친구 또는 동료 모험가가 되기를 바란다. 말로만 친구 같은 엄마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 말하지 말고 오늘부터 아이와 취미를 공유해 보자. 각 가정마다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를 찾는 것은 가족의 구성원이나 취향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하지만 자녀와 취미를 공유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일상의 이야기, 상황에 대한 성찰, 다양한 각도로 생각할 수 있는 암목과 통찰력은 우리 자녀의 행복과 성장, 그리고 아이들을 양육해야 하는 양육자로서의 아이와 나를 위한 하루 30분을 투자해 보자.



자녀와 함께 취미를 하며 포착하고, 공유된 경험을 즐기고, 취미로만 키울 수 있는 소중한 유대를 쌓을 수 있는 영감을 얻고, 제가 그랬듯이 여러분도 자녀와 하루 30분이라는 시간에 긴 감동과 깊은 공감을 느껴보자.



성별도 다르고 취향이 너무 다른 자녀와 부모가 같은 취미를 찾는 것은 쉽진 않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세 살 때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많은 교육과 경험을 중요시하는 현대 엄마들의 열정이면 하루 30분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다. 반복된 육아와 놀이로 지친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서로에게 공통된 관심사를 갖는다는 것은 취미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양육과 일상의 회오리바람 속에는 일상을 초월하고 아이와 놀이 친구 이상의 관계로 갈 수 있는 방법으로 나는 자녀와 같은 취미를 가져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아이가 시키는 대로 하는 의무적인 놀이 상대에서 같은 취미를 공유함으로써 자녀와 진정한 소울메이트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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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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