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노을 May 02. 2024

ADHD 아이는 늘 궁금하다

다름이나 개성을 인정하는 대신 선생님 말 잘듣는 아이들을 골라내는 세상


저는 얼굴도 다르고 전 성격도 다른데 왜 다른 친구들이랑
같은 행동을 하고 같은 생각을 같은 시간에 해야하나요?






신도시라 아이들이 많이 살았고 유치원 입학에 당첨되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 였다. 어떠한 유치원이라도 정원안에 들면 행운이라 말할 정도 였으니 말이다. 내가 가서 뽑은 곳은 모두 입학 당첨이 꽝이 되고 남편이 뽑은 한 곳에 운 좋게 유치원에 입학 할 수 있었다. 교육에 관심도 별로 없던 남편이라 별기대 없이  남편을 보냈는데  그 날 남편의 운은 운수대통했다.     

     

숲 유치원이라 자연에도 자주가고 엄마들이 보내고 싶어하는 곳 중의 한 곳이었다. 집에서 유치원 버스로 몇 정거장 가야하지만 그 마저도 보내지 못해서 안달이 난 부모들이 많았기에 우리는 그래도 다행이라면서 한 시름 놓았다. 그 날 우리는 아이가 유치원에 가면 어떻게 적응할지 무슨 일이 펼쳐질지 상상하지 못하고 일상을 보냈다.     

     

아이가 유치원 첫 입학을 한 날 엄마들은 유치원 버스 앞에서 아이와 헤어져야 했다. 걱정보다 아이는 잘 떨어지고 손까지 흔들며 첫 유치원에 등원을 했다.  아이가 탄 버스가 집에도착하기도 전에 유치원 담임 선생님으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     

     

     

" 모모 어머니 안녕하세요 ? 저 모모 담임선생님 입니다. 모모가 오늘 화장실도 안가고 밥도 안먹고 그랬어요."     

     

" 어머? 그래요??""     

     

" 모모가 첫 날이어서 그런가 했는데 물어보니 이렇게 말해주더라고요."     

     

" 저는 성격도 얼굴도 다른 친구들이랑 다르게 생겼는데 왜 같은 시간에 화장실을 가고 같은 반찬을 먹어야 해요? " 라고 질문을 하더라고요.     

     

" 아...네."     

     

" 그래서 우리는 같은 반이고 같이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     

     

" 네 감사합니다. 모모가 집에 도착하면 잘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그렇게 아이를 태운 노란 버스가 보였고 난 아이에게 오늘 유치원에서 별일이 없었는지 물어봤다. 아이는 천연덕 스럽게 아무일도 없다고 했다.     

아이 아빠가 오기전까지 오늘 아이가 유치원 담임선생님께 했다는 이야기를 아이에게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하나 생각했지만 아이말도 영틀린 말 같지 않았다.     

     

우리때야 선생님이 말씀하시면 무조건 들었지만 요즘 애들도 그럴까 싶기도 했다. 그리고 처음 단체 생활을 해보는 아이에게는 진짜 궁금한 질문이었을 질문인지도 모르겠다. 아이 입장에서는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 낯설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그런 말과 행동은 그 뒤에도 계속 되었다. 사회성이나 눈치가 전혀 없는 아이처럼 아주 해맑게 물어보고 진심으로 궁금해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담임선생님은 아직 어린 아이가 반항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기 시작했다. 80년대 태어나 학교를 다닌 나는 선생님이 시키면 시키는대로 모범적으로 하는 아이라 내 아이가 이럴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유치원 선생님들은 대부분 결혼은 하지 않은 미혼이시라 출산과 양육 경험이 적은건 사실이지만 매년 아이들을 보고 있기 때문에 선생님의 말을 아예 무시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바로 집주변에 있는 아동발달 센터에 예약을 하고 바로 모모를 데려갔다. 아직 5살이고 어리기에 정확히 파악은 어려웠지만 각성이 높고 오감이 예민한 아이로 판명이 났다. 어쩌면 ADHD가 나올지도 모르는 경계정도 수준이라는 말 밖에 해줄 수 없는 나이라는 아동발달 센터 원장님의 말은 어딘가 모르게 나를 더 답답하게 했다. ADHD를 검사하고 약을 먹을 수 있는 나이인 만 6세까지 매일 나의 감정은 출렁였다.  하지만 지금 아이가 고학년이고 ADHD진단을 받고나서 보니 결과 적으로 부모인 내가 진료나 상담을 지체하지 않고 아이를 발달센터에 데리고 만6살에 병원에 데려 간 것은 정말 잘 한 일이라 생각한다.      

     

만약 여러분의 아이가 유치원 학교 학원에서 연락이 오고 아이의 상태가 궁금하다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데리고 갈 것을 적극 추천한다. 그것이 부모로써 아이의 어려움을 도와줄 수 있는 첫 걸음이 될 것임을 장담하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작가의 이전글 식초 고등어 두 마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