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해피 스네일

아프리카 왕 달팽이

by 이도연 꽃노을





아들이 사랑한 곤충
그리고 애완 달팽이를 함께 키워요
때로는 귀찮기도 하고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슬프지만
아들과 함께 소통하고 느끼고
서로 위로하며 생물을 돌봅니다!







초등학생 아들은 온갖 동물과 식물을 다 키워 볼 작정인가 보다.


작년에는 장수풍뎅이를 재작년에는 사슴벌레를 올해는 애완달팽이이다.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는 알을 낳고 우화 하여 여러 마리의 성체로 자랐다.


아들은 마블가재도 키운다. 두 달 전에 마블가재 '마블이'도 알을 50마리나 낳았다.


달팽이는 자웅 동체이며 출산 드라라고 하던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아들은 수완이 좋다.


유치원 들어갈 무렵부터 아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꼬드겨 분양을 받아온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안된다고 하면 아들은 " 나 그럼 뱀이나 강아지 키울래요 "


그럼 어르신들은 기겁을 하고 아들이 원하는 소형 반려 동물들을 사준다.


초등학생이 되자 할머니 할아버지도 " 느그엄마 힘들어서 안된다. " 하시며 아들의 꼼수에 꿈쩍도 안 한다.


하지만 그 뒤에도 모로 (난주)를 키웠고 이젠 달팽이까지 입양한 셈이다. 어찌 된 일일까?


바로 그 이유는 아들이 키우기 시작한 반려동물 키우기를 돕던 엄마도 그 재미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엄마는 웬만한 반려돌물 키우기 카페에 가입이 되어있다.


아들과 함께 초보티를 팍팍 내면서 모르는 것은 선배 집사들에게 조언을 구해서 키운다.


처음에는 관심도 없고 무서웠던 것들이 귀엽게 느껴진다. 생명의 신비도 느껴진다.


아들에게는 더 이상 안된다고 약속을 받고 마지막으로 며칠 전 아프리카 왕 달팽이를 분양한 것이다


왕 달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들 주먹만 하다.


상추를 좋아하는 달팽이를 위해 상추 씨앗도 심어서 싹이 났다.


초코와 치즈 덕분에 아들의 게임이나 인터넷 사용은 많이 줄었다. 덩달아 나도 많이 줄였다. ^^


상추를 먹으면 초록색 응가를 당근을 먹으면 주황색 응가를, 컬러풀한 똥을 싸는 초코와 치즈가 사랑스럽다.







나는 오늘도 아들과 같이 여러 반려 동물을 보살핀다.


아들에게 동생을 낳아 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을 더해서 함께 동물들을 돌본다.


아들은 이런 내 마음을 모를 것이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나는 오늘도 마블가재나 장수풍뎅이 무료 분양을 원하는 아들 친구 엄마들을 붙잡고 열심히 이야기한다.


" 엄청 귀여워. 애들이 책임감도 생기고 좋다니까! "


동네 엄마들은 절대 안 된다면서 속지 않는다. 역시 똑똑한 엄마들!


그들은 이미 알고 있다. 엄마의 일거리만 늘어날 것을.


하지만 난 꽃과 동물 곤충 등에 관심을 갖고 보살펴 주고 좋아하는 아들이 보기 좋다.


오늘도 아들은 칙칙 달팽이 사육통에 습도를 조절한다.


그리고 앉아서 사육통에 코를 박고 말한다. " 상추 깨끗이 씻어 왔어. 얼른 먹어. "


아들은 초코와 치즈가 잘 먹지 않으면 입을 댓 발 내밀고 실망한 표정을 짓는다.


근데 아들아 너 그거 아니? " 너는 11년째 잘 안 먹어서 엄마 속이 새까맣다. "






우리 집 치즈와 초코 사진



금와 (치즈)



흑와 (초코)









패턴 일러스트 : 꽃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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