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요동치니 명상을 할 수 없었다. 호흡을 관찰하고 몸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것이 어려웠다.
‘내가 왜 이럴까. 지금에 와서 왜? 이러면 안 되는데. 아직도 이렇다니.’
자아비판이 계속되었다.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 불쑥불쑥 올라오는 분노를 어쩌지 못할 즈음 유튜브 영상 하나를 보게 되었다.
유튜버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순 없었지만 영상을 시청하는 동안 왠지 모를 위안을 얻었다.
“생각은 내가 아니고, 감정도 내가 아니다. 우리는 신체보다 더 큰 존재다”
믿기지 않은 말인데 그냥 위로가 되었다.
일단 목소리가 좋았고 듣고 있으면 안정감이 느껴졌다.
듣다 보니 알고리즘을 통해 추천 영상들이 떴다. 마음공부 관련 책 소개를 해주는 영상이었다.
거의 매일 새로운 영상이 올라왔고 덕분에 좋은 책 구절을 음미하며 하루를 견딜 수 있었다.
나는 그렇게 알게 된 에크하르트 톨레, 잭 콘필드, 마이클 싱어, 크리스 나이바우어의 책을 사서 읽었다. 책에는 아름답고 놀라운 이야기가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훌륭한 스승들과의 다양한 인터뷰 영상까지 보게 되었다. 정말이지 감사한 일이었다.
그렇게 알게 된 김기태 선생님의 도덕경 강의, 법상 스님의 목탁 소리를 꾸준히 들으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완전함이란 긍정의 측면만을 언급하는 것이 아님을, 잘못된 감정이란 없다는 것을 조금씩 받아들였다.
제대로 알아듣진 못해도 밖으로만 향하던 시선이 방향을 바꿔 내면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오래도록 붙들고 있던 관점이 전환의 싹을 틔우기 위해 움찔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