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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인 Dec 13. 2020

로토루아의 기념품 가게에서 만난 한국인 사장님

* Day 36 / 20201029

@ Rotorua(Cosy Cottage Thermal Holiday Park)


어제 로토루아로 올라오는 길에 있던 무료 캠핑장에서 잤다. 아니 사실은 유료 캠핑장이었는데 무료보다 못한 시설을 갖춰서, 그리고 따로 현금이나 카드로 결제하는 곳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우린 자체 무료로 이용했다. 수도꼭지 탭도 없어서 저녁이랑 아침에 세수도 못한 건 안 비밀! @Lake Okaro라는 캠핑장이다.

Lake Okaro가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캠핑장
미러 레이크가 요기고만!


그리고 다음 날 로토루아로 왔다. 눈곱만 겨우 떼고 시내를 걸어 다니다가 우연히 한국분이 운영하시는 기념품 가게로 들어갔다. 며칠 전 백일을 맞은 조카 선물을 사고 싶어서. 가게 사장님이 너무 좋은 분이셔서 어디 어디 가면 좋은 지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고, 오늘 가게 앞으로 야시장이 열린다는 정보도 귀띔해 주셨다. 여행하면서 야시장에 가본 적이 없는 우리는 흔치 않은 기회를 누리고자 결국 근처 캠핑장에서 하루 묵기로 했다. 로토루아에서 유명한 지열을 이용한 스파도 이용할 수 있었다.


첫 번째로 간 곳은 레드우드! 나무가 빨갛지는 않았지만 큼직큼직한 나무가 수목원처럼 즐비하게 서 있어서 걷는 것만으로도 치료받는 느낌이었다. 피톤치드 듬뿍 마시면서 우리는 다가 올 한국에서의 삶을 이야기했다. 돈 열심히 모으자, 돈을 적게 쓰면서 재밌게 살아보자, 적게 가져도 필요한 것을 사용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자 등등.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호기롭게 이야기하며 손 꽉 잡고 걸었다. 마침 비가 오고 난 후라 공기가 더 깨끗하게 느껴졌다. 비록 세수 안 한 우리 얼굴에서는 남편 표현으로 '닭똥 같은 냄새'가 났지만.


한인 사장님께서 추천해 주신 QE라는 테라피 센터에 스파를 이용하고자 가봤다.(이 때는 숙소를 아직 정하지 않았었다.) 한 사람 당 15불(한화 약 11,500원)로 생각보다 저렴하지도 않고, 시설도 우리나라 옛날 목욕탕 느낌이어서 차라리 이 가격에 스파 겸용 홀리데이파크를 이용하자 싶었다. 로토루아는 온천수로 유명한 지역이라 몇 군데 홀리데이파크에서도 스파를 경험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찾은 곳은, @Cosy Cottage Thermal Holiday Park.

낮과 저녁의 캠핑장 부엌(보온주머니에 채울 물 데우는 울 남편ㅠㅠ)
홀팍에서 마오리 전통 음식 항이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오자마자 샤워하고 탕에 들어가 로토루아 온천수에 몸도 지지고 개운하게 야시장으로 갔다. 로토루아 목요 나잇 마켓은 우리의 예상보다 컸다. 물론 서울의 도깨비 시장보다는 작다. 주로 음식류를 팔았는데 오감을 자극하는 음식들이 꽤 있어서 이 날 우리는 조금 사치를 부리기로 했다. 먹고 싶은 메뉴를 세 가지나 골라서 즐겨버렸다. 가격은 뉴질랜드 외식 물가에 비해 저렴했다.


마침 우리가 먹는 테이블이 아침에 들렀던 한인분이 운영하시는 기념품 상점 앞이라 사장님을 또 만났다. 본인도 기념품 가게 운영하시면서 근처 한인분이 운영하시는 다른 기념품 가게가 내일 문을 닫는다고 가보라고 하시길래 먹던 닭국수를 들이켜고 재빨리 달려갔다. 우리가 사려고 했던 프로폴리스 치약과 기타 기념품들을 원가 이하 가격으로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 정말 우리는... 감사하게도 사람 복이 많다. 오늘 우리의 일정을 책임져 주셨던 사장님께 내일 커피 한 잔 사 가지고 인사드려야겠다.

로토루아 친절한 한인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기념품 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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