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는 삶의 내비게이션이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우리는 대개 생각한다. '오늘은 뭘 해야 하지?' 그런데 정작 중요한 질문은 다른 것이다. '나는 대체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는가?'
샤우나 샤피로는 산타클라라 대학교 교수이자, 작가, 명상과 자비 수행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전문가다. 그녀는 《마음 챙김》이라는 책을 통해 마음챙김을 단순한 명상 기법이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는 태도로 접근했다. 샤피로가 말하는 의도란 바로 이것이다. 주의를 기울이는 이유. 우리가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동기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일을 하면서도 정작 그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마치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목적지도 모르고 운전하는 사람을 우리는 뭐라고 부르는가?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부른다.
의도를 안다는 것은 내비게이션을 켜는 것과 같다. 길을 잃지 않게 해 준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내가 길을 잃었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길을 잃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산다.
명상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은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 명상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명상을 한다. 같은 명상이지만 결과는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불편한 것을 피하려 하고, 후자는 불편한 것을 받아들이려 한다. 피하려는 사람은 더 불편해지고, 받아들이려는 사람은 편해진다. 역설적이다.
샤피로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자기 자비의 의도다. 이것은 꽤 이상한 개념이다. 우리는 대개 자기 자비보다는 자기 채찍질에 익숙하다. '더 열심히 해야 해', '난 왜 이렇게 못하지', '다른 사람들은 다 잘하는데' 같은 생각들 말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우리는 하루에 5만에서 7만 개의 생각을 한다고 한다. 그 대부분이 자기비판과 걱정이다. 이런 생각들이 우리의 작업기억을 차지하고 있다. 작업기억이란 컴퓨터의 RAM 같은 것이다. 쓸데없는 프로그램이 너무 많이 돌고 있으면 컴퓨터가 느려진다. 우리 뇌도 마찬가지다.
자기 자비의 의도를 가지면 이런 정신적 소음이 줄어든다. 실수했을 때 '아, 또 실수했구나. 인간이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자기비판에 쓸 에너지를 다른 곳에 쓸 수 있다. 더 창조적인 일, 더 의미 있는 일에 말이다.
의도를 알아차리는 것은 또 다른 효과가 있다. 현재 순간으로 돌아오게 해 준다. 우리는 대개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걱정 속에서 산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살 수 있는 시간은 현재뿐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지금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현재로 돌아올 수 있다. 과거나 미래에 대한 걱정은 사라지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의도를 알아차리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일상에서 언제든지 할 수 있다. 누군가와 대화할 때 '나는 지금 이 사람과 무엇을 나누고 싶은가?' 공부할 때 '나는 지금 무엇을 얻고 싶은가?' 일할 때 '나는 지금 무엇을 만들고 싶은가?'
이런 질문들이 우리를 깨어나게 한다. 자동조종 모드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더 의식적으로, 더 의도적으로 살 수 있게 해 준다.
물론 의도만 가지면 되는 것은 아니다. 의도는 출발점일 뿐이다. 실제로 그 의도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출발점이 잘못되면 어디로 가든 잘못된 곳에 도착한다. 출발점이 맞아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의도는 우리 삶의 나침반이다. 나침반이 있다고 해서 목적지에 자동으로 도착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침반 없이는 길을 찾을 수 없다. 의도를 알아차리는 것, 그것이 의미 있는 삶을 위한 첫걸음이다.
우리는 모두 어디론가 가고 있다. 문제는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의도를 알아차리는 것은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방향을 바꾸는 일이다.
매 순간 우리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이 질문이 우리를 깨어나게 할 것이다. 그리고 더 의도적인 삶을 살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의도를 알아차리는 것, 그것은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