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요가 나의 시작

마흔이 넘은 나이에 시작한 요가 강사의 여정

by 사유 Sa U

두근두근.


편안한 좌법으로 앉아 명상하는 사람들에게 나의 심장소리가 들릴까 신경 쓰였다. 내가 초보 강사라는 사실, 오늘이 첫 수업이라는 것을 들키지는 않을까 싶어 불안한 눈빛에 억지로 힘을 줬다. 2월 마지막 주 월요일, 새벽 6시. 열 명의 체험 회원들 앞에서 나는 처음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이십 대 중반 핫 요가를 시작으로 몇 년에 한 번씩 요가와의 인연이 이어졌다. 스쿼시, 헬스, 필라테스 등 돌고 돌아 요가로 돌아오기는 했으나 크게 재미있다거나 수련의 깊은 맛을 알았던 것은 아니다. 이유는 쉬이 발전이 없는 뻣뻣한 몸과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사한 지 얼마 안 돼 움직일 거리를 찾다가 집에서 하는 요가원을 알게 되었다. 집에서 하는 요가라 인원이 많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가볍게 시작한 것이 삶의 전환점이 될지 몰랐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TTC(요가 지도자 과정)를 시작했다. 하타요가를 시작한 지 1년 반 만에 결정한 일이다. 그 사이 집에서 요가원을 운영했던 원장님은 집 앞 상가로 확장 이전하게 되었다.




TTC의 과정은 몸보다는 마음을 단단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하는 수련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고 생각만큼 깊어지지 않는 아사나에 대한 절망, 욕심, 타협 끝도 없이 일어나는 마음속의 번민을 다스리는데 많은 에너지를 썼다.


강사 과정의 마지막 주, 수업 실습을 통해 알게 된 두려움과 떨림, 설렘과 흥분감에서 나 자신의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드디어 찾았다 내 심장을 뛰게 하는 일. 요가 강사 안내자로서의 길이 간절해졌다.


배운 이론들은 출발선에 서기 위한 기본 자격요건일 뿐 그건 시작이었다. 최소 자격을 갖춘 상태에 필드에 서도 취업의 문턱은 높았다. 많은 강사가 쏟아지듯 나왔고 2~3개의 자격증을 가진 강사들은 수두룩했다. 대부분의 운영자들은 초보 강사를 꺼려했고, 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나이제한은 가장 큰 벽이었다. 이력서 칸에 채울 경력도 없고 나이도 많은 나에게 취업은 요원해 보였다.


‘원장님 공지만 내주세요. 3회의 공개 수업을 통해 회원이 유치되면 그 시간 강사로 써주세요.’


취업이 되지 않는다면 틈새시장을 만들어야 했기에 그때까지 꾸준히 다녔던 동네 요가원 원장님께 부탁을 드렸다. 모든 과정과 고민을 알고 계셨던 원장님은 기회를 주셨고 나는 그 기회를 잡았다. 공개수업 전, 눈이 펑펑 쏟아지고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도 전단지를 만들어 아파트마다 돌리는 노력도 마다하지 않았다. 언뜻 보기에는 요가원 좋은 일 같지만 나의 커리어를 만들고 스스로의 자리를 만드는 일이었다.




결국 2월 마지막 주 3번의 수업을 통해 나는 새벽 요가반을 맡게 되었고 그렇게 모집한 회원들과 함께 한 지 벌써 3개월이 다 되어간다. 주 3일 꾸준히 나와주는 회원들을 위해 매일 수련을 통해 시퀀스를 짜고, 회원 한 명 한 명의 몸을 살피며 하나씩 배워나가고 있다.


나의 앞으로의 작은 여정을 글로 옮기려고 한다.

용기를 낼 수 있는 디딤돌이 되어주고 늦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희망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내가 배운 것들 속에서 위안을 얻고 함께 성장하며 나아가기를 바란다.


심장은 지금도 뛴다.

내가 선택한 이 길 위에서, 조용하지만 분명한 울림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