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나와 당신의 수련이야기

수련자의 마음으로, 강사의 마음으로

by 사유 Sa U

새벽 특성상 꾸준히 출석하기가 쉽지 않다.

날씨의 영향, 전날의 고단함, 계절의 변화 등 변수가 많은 편이다.

쉽게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학창 시절 학교 가기가 힘들었던 이유도 학교 자체가 싫다기보다는 일어나기 힘들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성인이 되어서 경제 활동 외에 수많은 사회활동, 자기 계발, 퇴근 후 잠깐의 SNS 활동까지 고려한다면 평소보다 2시간가량 일찍 일어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처럼 느껴진다.




3월부터 시작한 새벽반이 6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그 사이 꾸준히 수련하는 이들도 있고 신규로 등록한 회원들도 생겼다. 3달씩 등록하는 분들과 달리 한 달씩 등록하는 회원들을 보면 마음이 불안해진다. 그들의 도전이 한 달 안에 끝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올라오기 때문이다.


나는 마냥 요가가 좋아서 시작했던 건 아니다. 어릴 적 호기심에 시작했지만, 몇 달 하다 그만두고 또 몇 달 하다 그만두기를 반복했다. 어느 순간엔 요가의 존재조차 잊고 살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다시 수련을 시작한 후에도 도반들보다 더 열심히 한다거나, 수련 자체를 즐겼던 적은 없는 것 같다.


글쓰기와 요가는 참 많이 닮았다. 쓰기 직전까지 쓸까 말까 고민하다 어쩌다 써지는 몇 줄에서 오는 기쁨이 너무 소중해 글쓰기를 놓지 못하듯, 막상 수련을 통해 몰입해 가는 과정을 체감하고 나라는 존재를 잊는 순간 찾아오는 해방감 때문에 다시 매트로 이끄는 것이 아닐까.


지난한 과정을 겪은 후에 찾아오는 단비 같은 자유로움, 사바아사나. 아마 그것이 다시 요가를 시작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일지도 모르겠다.




요가 강사는 단순히 아사나를 안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느낀 좋은 경험을 나누고, 수련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존재라고 믿는다. 화려한 고급 아사나의 완성을 목표로 하기보다,

매 순간 나의 몸과 마음을 돌보고 바라보는 과정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바른 길을 안내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 확신한다. 이런 마음이 수련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면, 그들도 좀 더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수련의 길을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요즘 드는 고민은,

회원들이 어떻게 하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수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수련은 결국 각자의 몫이라지만, 처음 시작하는 이들이 너무 큰 벽 앞에서 주저앉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다져진 길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나의 몫이라 생각한다.


하다 보면 정말 여러 가지 이유로 포기하고 싶어지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나 역시 그랬다.

굉장히 뻣뻣한 몸 때문에 함께 지도자 과정을 밟던 도반들과 자꾸 비교하게 되었을 때

(비교하지 말라고들 하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그렇게 쉽게 통제가 되던가. 눈을 감고 해도 느껴진다),

허리디스크가 심해져 한쪽 다리가 저려 종일 아무것도 못 한 채 그저 누워 있어야 했던 날들, 손목이 너무 아파 6개월 가까이 손바닥을 쓸 수 없어 주먹과 손끝에 몸을 실은 채 수련을 버텨야 했던 시간들.


그러나 그때, 선생님들이 나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하고 내버려 뒀다면, 그저 ‘나의 몫이거니’ 하며 지켜보기만 했다면, 나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신체적 고통과 감정적 절망의 터널을 지날 때, 언제나 손 내밀어주고 함께 고민해 주던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나는 오늘 이 자리에 있다.


그리고 지금은 같은 마음으로 언제든 손 내밀어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 있다. 요가를 취미로 하든 업으로 하든 모두 꾸준히 수련의 길을 갔으면 좋겠다. 가끔 멈춰있어도 좋으니 언젠가 돌아갈 것이라는 마음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와 함께 하는 회원들이 매일 이불의 유혹을 뿌리치고 나올 만큼 요가를 통해 무언가를 가져갔으면 좋겠다. 설사 아무것도 얻지 못하더라도 매일 소모되기만 바쁜 자신을 온전히 보존하는 순간이길 바란다.


나는 고민한다. 새벽이슬 밟고 요가원으로 향하는 이들의 발걸음을 좀 더 가볍고 즐겁게 해 줄 수는 없을지.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영원하길 바라는 나의 고민은 매일 더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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