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의 비 내리는 바다를 보다

by 흐르는물
서귀포 카페숑


시원한 빗줄기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조차 적막에 묻혀버리는 순간. 카페의자에 깊숙이 몸을 기대고 창밖의 바다를 바라본다. 하얀 물결이 거칠게 밀려오다가도 검은 바위에 부딪치는 순간에 파도는 소리도 없이 사라진다.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눈길조차 쫓을 수 없다. 비바람의 거친 숨소리는 창문을 두드리는 빗방울이 전해준다.


언제 이런 여유를 가져 보았던가. 시간이 흐르고 작은 카페에 하나둘 사람들이 떠날 때 주인은 가지런히 의자를 정리한다. 지금 풍경이 꼭 저녁 시간의 풍경을 보는 듯 모습이란다. 빗줄기가 줄어드니 주변의 풍경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저 멀리 벽을 두드리는 파도가 닿는 곳의 집에서 불빛이 드러난다. 파도는 길을 가듯 멈춤 없이 와서 부딪치는데 그 기운이 조금 줄어들었을까.


회색 하늘 아래 검은빛 바다의 하얀 파도는 하나의 색에서 흘러나온 듯 같은 변화를 이루고 있다. 이 작은 공간이 있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쉼의 공간이 된다. 거쳐가듯 서로 만날 일은 없지만 공간이 있으니 들리는 철새처럼 잠시 쉬어간다. 작은 공간에 울려 퍼지는 노래 속의 가사 향기처럼 퍼져 나간다. 비 내리는 날 여행의 하루는 또 다른 쉼을 알려준다.


20여분의 시간이 지나면서 배경이 변했다(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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