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 소회

by 흐르는물


올레길에서 만났다


이번에 처음으로 무엇인가 고려할 부담도 없이 긴 여행을 떠났다. 퇴직한 후에는 여러 나라 여행을 계획하기도 했는데 재작년 코로나에 걸린 이후 몸이 좋지 않아 비행기를 탈 수 없었다. 이번에 배를 이용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올레길과 관광지를 둘러보며 걷는 시간이 좋았다. 시선이 닿는 모든 것이 새로웠다.


새로운 공간에 머무는 이유 만으로도 비 오는 날마저 색다른 느낌으로 풍경을 바라보고 음식을 먹는다. 남원과 서귀포에 숙소를 두고 동서로 움직이며 여행을 했는데 다음에 온다면 제주시에서 시작해 이동하며 며칠씩 머물러보는 것도 좋겠다. 색다른 이름을 지닌 지명만큼이나 걷는 길, 관광지 그리고 음식도 조금씩 색다른 특징이 있는듯하니 좋을듯하다.


비행기를 이용해 제주를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배를 이용하는 것도 남다른 재미가 있다. 시간도 완도에서는 2시간 40분, 목포에서는 4시간 반이면 가능하다. 그래서 장기간 머문다면 자동차를 가지고 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짐을 싣고 내리는 것부터 익숙한 운전이 편리하다.


제주여행은 천천히다. 걷고 쉬고 걷고 쉬는 느림의 여행이다. 자동차도 그렇다. 도시를 보고 숲을 보고 바다를 보면서 가다 서다 멈추어 바라보다 다시 가는 길이다. 파도가 밀려오면 물러가는 것을 보고 바람이 불면 꽃이 흔들리는 것을 본다. 비가 오면 그 소리를 듣고 잠시 빗방울 속을 걸어본다. 올레시장에서 제주의 삶과 관광객의 흐름을 체감해 본다. 잠시 한눈을 팔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제주에 사는 지인의 안내로 숨어있는 맛집도 들려보고, 오가는 길에 만나야 할 사람과 잠시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여행의 매력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새로움이란 불편함과 함께 하루의 의미를 만들어준다.


그래도 여행은 기대와 불안함이 함께하는 시간이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적응과 항상 긴장과 계획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시간이 넉넉해도 어디에서 자고 먹고 움직일까 하는 모든 것이 새롭고 언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 이번 여행에도 처음 해보는 배 타고 차를 가져오는 것이라든가 숙소를 예약했다가 날짜를 연장했는데 변경이 안되어 다시 숙소 예약을 해야 했다. 여행은 즐거움이지만 항상 긴장해야 할 순간이기도 하다.


제주는 쉼이 있는 공간이다.

느린 걸음을 걷고

사람들의 따뜻한 말과 웃음 속에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방문지>

쇠소깍, 주상절리(깻깍, 중문대포), 정방폭포,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산방산, 송악산, 함덕해수욕장, 서우봉, 사려니 숲, 비자림, 휴애리, 올레길, 녹산로 벚꽃길, 올레시장, 서귀포5일장,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왈종미술관, 국제평화센터

금호리로트, 서귀포 통나무집펜션,

공주, 전주, 완도-제주배편

흑돼지오겹살, 회, 칼국수, 짬뽕, 제주집밥, 자리물회, 성개미역국, 갈치조림, 고구마, 토마토, 천혜향, 한라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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