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대한 관심, 또 다른 나를 찾는다.

모두가 그림 한 점

by 흐르는물

가끔 누군가와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관심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공통된 관심은 더 깊은 애정을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내가 많이 알아서가 아닌, 그동안 많이 접해본 것에 대한 이야기를 상대방과 재미있게 듣고 같이 나눈다. 누구나 경험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런 나눔 이야기는 어느 순간 작품 구매로 이어진다. 작가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나면 그 작품에 대해 구체적인 관심과 호기심이 발동하게 되고 자신도 하나쯤 구매하고 싶은 욕구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추천해준 여러 작가들 작품에 대해 아직까지 불만족한 이는 없었다. 대부분 또 다른 작품을 구매하려 했기 때문이다. 작은 관심을 통해 자신이 찾고자 했던 어떤 욕구 충족을 어느 정도 이루었다는 것이다.

그런 이들은 주변 누군가에게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내게 된다. 그 인연은 작가로 이어지고 또다시 작품 구입이라는. 연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쩌면 작은 관심이 어느 작가에게는 보람 있는 작품 판매로 이어지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좋다. 작가는 작품이 팔려서 기쁘고 내가 소개했던 작품을 통해 그 사람이 마음에 평안을 얻었다는 말에 기쁘다.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었기 때문이다.


때로는 이러한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오해로 읽힐 수도 있음이다. 작가들이 처한 입장을 이해하려고 소품이나마 작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이것은 정이다. 그림에 대한 애정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더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오늘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통해 누군가가 행복하고 그 행복을 통해 또 다른 누군가가 작가를 찾는다면 그것은 우리 사회 전체로 이어지는 행복한 전파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그림이라는 것에 대해 두려워한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작가를 말하면 외국 유명 작가를 좋아한다고 한다. 정말 그를 좋아하는 것일까. 그 사람은 그 작가 작품을 본 적이나 있을까.


그런데 많은 이들은 머릿속에 있는 지식 자료 중에 하나를 끄집어내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로 만들어 드러낸다. 아쉽다. 거짓된 정보 거짓된 가치관이 만들어낸 환상이라고 하고 싶다. 진정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이 있는 작가가 있다면 그 작품을 보고 그 속에서 자신이 만족하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 책으로 보고, 사진으로 본 것이 대부분이거나 한두 작품 본 것이 전부인 것을 가지고 모든 것을 다 본 것처럼 바꾸어 말하기도 한다.


나는 누군가가 그림을 잘 모른다고 한다면 그림을 한점 사서 감상해 보라고 권한다. 아주 작은 그림 한 점이라도 구입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림에 대해 알 수 없다. 이론상으로 아무리 알고 있어도 그림 한 점을 자신의 돈으로 구매한 사람보다 더 잘 알 수 없다. 그것은 자신이 재화를 통해 얻은 것이기에 그만큼 생각하고 그만큼 존귀한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식은 그냥 지식일 뿐이다. 아무리 말로 잘 알아도 그 진정성은 한 꺼풀 걷어내면 아무것도 남아 있는 것이 없다.


오늘 내가 구입한 작품 한 점이 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그것은 그 일을 겪은 자만이 알 수 있다. 내가 얻는 환희, 희열만큼이나 큰 것은 없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구입한 작품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것이다. 그 유일신 존재를 통해 나는 또 다른 나를 찾는 것이다. 그것이 그림 주는 행복이다. 그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다.


오늘도 누군가는 커다란 집에 커다란 TV, 커다란 소파를 놓고 행복해 하지만 누구는 작은 그림 한 점을 보면 행복을 느낀다.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기도 하지만 몰라서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에 내가 지금 누리는 행복은 주변에 나누는 정성이 필요하다. 다른 어느 선물보다 값진 것이 될 수 있다. 모두가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 한 점을 집에 걸어놓고 즐기는 그날까지.



2020. 9. 11. 노트 메모 글 옮김

* 대문사진 : New York Street, 1902, Childe Hassam, 시카고미술관


* ArtVerse KAF 아트버스카프 2022년5월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