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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Jun 22. 2022

명함(名啣)으로 작품 보기

작가 명함은 작품이다.

누군가와 인사를 나누고 주고받은 명함을 보면서 기분 좋아진 적이 있는가. 명함(名銜)이란? 처음 만난 사람에게 자신의 신상(身相)을 알리기 위해 건네주는 네모난 쪽지를 말한다. 이름과 주소·전화번호·직장·직위 등을 기입한다.   


명함의 모양과 크기, 재질도 다양한 것을 사용한다. 이는 자신을 알리는 목적으로의 용도를 명확히 하고 그 기능에 충실하고자 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근래에는 자신의 사진을 넣는 경우도 많다. 또 종이가 아닌 전자명함을 활용하기도 한다. 특히, 사진 활용에 있어서는 특정 목적을 위해 자신의 얼굴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명소를 사업자는 자신의 사업 특징을 넣기도 한다.


그중에서 가장 멋진 것은 바로 예술가 명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규격이야 그렇다고 하겠지만, 재질이나 그 활용에 있어서는 자신의 작품을 디자인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작가의 명함만으로 어떤 작품을 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 명함 자체가 하나의 카드처럼 자신의 작품을 홍보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이름이나 작품을 디자인해서 명함으로 활용한다. 자신의 작품을 알리는데 다양성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다. 작은 사이즈의 명함이 주는 그림의 강렬함은 큰 작품으로 보는 것과 또 다른 의미를 준다. 특히 어느 작가의 경우에는 별도의 명함을 만들지 않고 작은 네모난 종이를 잘라 만든 것에 자신의 작품을 모티브(motive)로 한 이미지를 그려서 주는 센스도 발휘한다.  


이런 경우에는 명함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작품으로 볼 것인지 구분이 좀 애매모호하지만, 작품과 자신을 알리는 데 있어서는 어떤 방식보다 효율적으로 명함이 활용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대부분 명함이 인쇄물인 이상 그 명함은 상대의 존재를 알리는 가치 이외에 새로운 가치(?)를 형성하게 되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화가의 친필을 받기 위해 전시장 도록에 작가의 사인을 받기도 한다. 앞으로는 자신이 받은 명함에 작가의 친필 서명을 요구하는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작가는 자신의 이름 석자 정도를 비워놓고 멋진 사인을 해주는 것도 의미 있지 않겠는가. 이것은 마음의 공유라는 차원에 좋은 것이다. 작가가 자신의 명함을 직접 손으로 서명하여 준다는 것 자체가 상대방에 대한 최대한의 존중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것 자체가 작가의 작품 하나를 소장하는 의미만큼 큰 동기를 부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의 명함은 작품이다.



* 대문사진  : 이승철 작가 명함

* 20170928 글 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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