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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Nov 22. 2022

 명화로 보는 술집 풍경

세상 삶의 하나

두 개의 작품을 통해 술집이라는 삶의 해소 공간을 바라봅니다. 하나는 약간의 이념적인 의미를 담은 작품이고 하나는 삶을 조금 해학적으로 바라보며 그들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았습니다. 어느 것이든 서민들의 삶을 바라보았다는 관점은 같다는 것입니다.


다만, 어떤 상황을 통해 그들의 진정한 모습을 담고자 하였는가가 다를 뿐이겠지요. 작가가 드러내 보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각자의 시선으로 작가가 바라보는 그 시선을 추적해 보면 되겠습니다.



01.

1835년, Bar-room Scene, William Sidney Mount

술집 하면 어떤 생각이 먼저 드나요. 고기 굽고, 시끌벅적한 모습이 먼저 떠오를 수도 있고 조용히 앉아 술잔을 홀짝이는 멋진 모습을 상상할 수도 있겠지요. 이 작품 속 풍경은 시끌벅적하게 춤도 추면서 즐기는 모습이네요. 술이 얼큰하게 오르니 어깨가 덩실거리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하겠지요. 그런데 한쪽에 조용히 서서 기다리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네요,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이들을 기다리는 가족 중 하나일까요. 아니면 하인일까요.


시카고 미술관의 작품 설명 자료를 보면, William Sidney Mount은 일상의 장면을 전문적으로 그렸다고 하네요. 이 그림 속 인물들은 조금은 생활이 안정된 사람과 함께 누더기 옷을 걸친 인물, 그리고 조용히 지켜보는 흑인의 모습입니다. 당시의 상황을 묘사하면서 선술집 같은 작은 곳이지만 인종적으로 잘 어울릴 수 없었던 흑인의 생활상을 함께 표현한 듯싶습니다.

 

그림을 통해 일반인들의 삶과 함께 그 속에 녹아있는 삶의 어려움을 함께 드러내 보였습니다. 음악과 춤이라는 것은 고된 육체적 정신적 노동에서 해방되기 위한 하나의 몸부림일 수도 있습니다. 술집이라는 것은 알코올을 통해 가장 적나라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지요. 행복도 슬픔도 아픔도 함께 담겨있는 모습이네요.



02.

1649-58, Hearing, Cornelis Visscher


위트가 있는 재미있는 그림입니다.

악사가 연주를 하고 악사 뒤 세 사람은 술이 취해 싸우는 듯한 모습입니다. 그 옆에는 술잔을 들고 재미있다는 듯이 구경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악다구니 쓰며 싸우는 모습 속에 악사는 신나게  연주를 하며 관객을 향해 한쪽 눈을 살짝 감아 보입니다.


이런 소란스러운 분위기는 아무것도 아니다는 듯이 그냥 즐기라고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악사 뒤 인물 머리에는 피리 같은 악기가 있는 것 같네요. 두 사람의 목소리가 커지니 말리려고 다가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동으로 힘들었던 하루의 일과를 이렇게 한잔하고 부딪치며 마무리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는가 봅니다. 작품은 사실적이면서도 불쾌하지 않은 화면으로 유쾌함마저 던지고 있습니다.


소란스러운 술집의 분위기가 코믹하게 그려졌기 때문이겠지요. 고상하게 한잔하는 분위기는 아닐지라도 우리들 삶은 언제나 작은 만족에 행복해하며 그 즐거움을 나누고 살아갑니다. 그림은 시대를 넘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비슷한 사람들의 삶을 이어주는 역할도 하네요. 오늘도 어딘가에서는 코믹한 이런 장면이 일어나고 있겠지요. 삶을 풍자할 수 있는 예술이야 말로 멋진 재료인 것 같습니다. 



* 시카고 미술관 컬렉션 사진 및 설명 자료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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