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흐르는물 Jun 17. 2024

그림에는 자유가 있다.


장작불을 지핀 드럼통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보면서 불멍을 즐긴다. 여름밤의 운치로서는 아름다운 시간이다. 불꽃은 나무의 종류에 따라 다르고 나무의 양에 따라 다르며 바람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그냥 타오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에 의해 그 크기와 불의 색, 크기까지 달라지게 된다. 인위적이지만 자유로움이다.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은 자신도 모르게 그 흐름 속으로 들어가 머무는 것이다.


그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드럼통 자체 만으로는 쉽게 불을 피울 수 없다. 바람이 통하는 길을 만들어 주어야 불이 꺼지지 않고 계속유지되고 연기도 나지 않게 된다. 그런 인위적 작용을 하기 위해 이중 드럼통을 만들어 구멍을 뚫기도 하고 아래쪽에 중간 망을 설치하기도 하는 등 사용하는 사람들 나름의 노하우를 통해 제작되어 사용되는 것이다.


아주 작은 변화지만 실제 그것이 사용되는 순간에는 많은 것에서 차이를 느끼게 된다. 우리가 비슷한 예술품을 보면서도 조금씩 다른 느낌을 받는 것도 어딘가에 숨어있는 아주 작은 부분에 의한 것이다. 의도되었던 의도되지 않았든 간에 그 느낌이 다르다는 것은 작가의 의식이 계속변화되기 때문이다. 그 의식은 고스란히 작품에 반영된다. 개인의 자유로운 의식과 작가의 의도가 결합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그림은 화가의 상상, 감성 등 내면의 다양한 것이 반영되어 나타나는 결과물이다. 곧 작가의 자유로움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작가의 의지와 기분이 반영되어 있다. 밝은 그림에는 작가의 맑은 영혼과 밝은 기운이 스며있다. 마음이 어둡거나 힘들면 그림은 어두워진다. 작가의 자유로운 상상이 훼방받기 때문이다. 그림은 작가가 구상하는 자유로움 속에서 탄생한다. 보고 뻬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혼을 통해 보이는 것을 드러낸다. 추억이기도 하고 상상이기도 하고 현재의 성황에 대한 마음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추상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나 풍경을 통해 드러내는 것이나 같다고 할 수 있다.


작가의 마음이 자유로울 때 그림은 완성될 수 있다. 그림은 시간의 싸움이 아니다. 흔들리지 않는 작가의 마음이다.  둥근 공을 굴리면 힘과 표면의 장력 공기 저항에 의해 방향과 속도가 일어나듯이 그림은 작가의 의지에 의해 굴러가는 공과 같다. 순간의 변화에 의해 작품의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 자유로움이 없다면 작품은 사라진다. 자유로움은 강제하지 않는 것이며 스스로 즐기는 것이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움직이는 수많은 의식의 세계 속에서 언듯 드러나는 형태의 출현이 작가의 기술적인 방법을 통해 묘사되고 완벽한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관객은 그림을 보면서 자유로움을 느낀다. 자신만의 시각과 감성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작가의 의도가 어찌 되었던 보는 관점 순간의 의식에 의해 작품은 관객과 하나가 된다. 작가의 여유로움 작가의 자유를 함께 누리는 것이다. 그것은 끌림이다.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형태를 통해 작가가 가졌던 그 순간의 느낌을 공유한다. 이것은 무의식의 공유다. 에너지 주파수가 닿아야 피어나는 불꽃이다. 이 불꽃은 지극한 마음으로 바라볼 때 다가온다. 그림이 주는 감동이자 즐거움이 된다. 관객도 작가가 되어 그 공간에 머무는 것이다. 그것은 의식의 형태가 닮아 있기 때문이다. 전혀 본 적 없는 작가가 주는 이미지는 이미 내가 공유하고 있거나 꿈꾸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무한의 의식 속에서 나를 놓아둘 때 나타나는 자의식이다.


어느 순간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을 만난다는 것은 행운이다.

내 마음의 치료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