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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Jan 31. 2024

두 개의 전시를 보며

24년 새해 하루 두 곳의 전시장을 찾았다. 한 곳은 꽤 오랫동안 작품 과정을 지켜보아 온 작가이고, 또 한 곳은 작품은 보았지만, 작가와는 첫 대면이다. 그렇지만 작품을 자주 본 그 느낌이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만난듯 편안한 마음이었다. 오늘 두 전시를 보면서 느낀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자 노력하는 작가의 고뇌와 노력이었다. 편의상 A, B 작가로 구분하자.


A 작가의 전시 주제는 변함없는 모티브를 계속 이어가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재료와 기법의 변화를 통해 작품을 새롭게 보여주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작품의 단일 모티브 즉, 주제를 어떤 방법으로 더 표현해 나갈 것 인가하는 것이다. 그 노력이 매번 새로운 창작 아이디어가 솟아오르게 하는 듯하다. 전시 때마다 독창적인 새로운 방법을 통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어모은다. 어쩌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다양한 표현 방법에 끌리는 것이다.


또 다른 B 작가는 그동안 자신이 해온 작업과 다른 작업을 통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간의 작업과 전혀 다른 주제로 몇 년 동안 새로운 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관람객 반응이 반갑게 다가오지 않는 듯하다. 기존 작업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게 인식되어 있는 탓일 것이다. 그 변화를 추구하던 노력을 앞으로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멈출 것 인가 고민이 깊어질 듯하다. 어떤 결단을 내리던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계속할 것이고 결국 자기만의 작품 세계를 완성할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은 예술의 열정이다. 그 노력의 결과는 어느 순간 드러나지 않겠는가. 시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매일 같이 작업하는 열정은 결국 인내의 싸움이다. 오늘 팔리지 않은 작품이 내일에는 새로운 공간에서 빛날 수 있는 기회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두 작가의 작업 방법은 같은 듯 다른 모습을 보인다. A 작가는 같은 주제를 표현기법을 바꾸어 다양한 형태로 보여준다. 전혀 다른 작품인 듯 하지만 맥락의 흐름은 한 선상에 놓여있다. 그러나 다른 B 작가는 주제를 바꾸었으나 그 표현 방법은 같은 기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관람객 입장에서 보면 두 사람 다 완전히 다른 변화의 과정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제가 변함없는 작가는 진보적인 모습으로 보이는 반면 주제가 바뀐 작가의 작품에서는 긍정적 이미지보다는 약간의 불안감이 더 컸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결국 변화의 시도는 같이 이루어졌으나 관람객 입장에서 받아들이는 감정의 변화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각인되고 있는 듯하다. 어쩌면 B 작가의 경우 주제에 변화를 줄 때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할 수도 있었다. 작가가 이런 작품도 한다는 모습을 조금씩 보여주면서 관람객 반응을 보았으면 좋았을 듯싶다. 몇 년간 그런 변화된 모습을 보였으니 두 작품을 같이해서 보여주는 노력도 좋을듯하다. 그렇지만 이런 생각 또한 3자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기우일지도 모른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업을 추구하는 작가는 빛나는 표정에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끝없는 창작욕구는 변화를 가져온다. 그 모습에서 고뇌 섞인 말속에서 고충과 의지를 보는 것이다. 몇 년 사이에 K 예술이 세계에서 부각되고 있다고 말한다. 외국 유명 갤러리의 국내 진출도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세계 변화의 하나다. 그 흐름 속에 국내 작가의 작품이 세계시장에 노출되는 상황도 가속할 것이다. 그때는 가장 독창적인 작품만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다. 어떻게 소개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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