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카사트 Mary Cassatt(American, 1844~1926)는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여성 중 한 명이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당시 여성으로서는 쉽지 않은 많은 지역을 여행하고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의 작품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풍으로 작품에 여성과 아이의 모습이 많이 담겨 있다. 특히 작품 속 인물은 서민이라기보다는 귀족처럼 부유한 모습이다. 인물은 평화롭고 사랑스러우며 따뜻하다. 아이를 안고 있는 여성과 아이가 고양이나 강아지를 안고 있는 모습은 평화로움의 상징처럼 보인다. 아이는 안락해 보이고 엄마는 미소로 그 사랑스러움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아이가 있는 작품 대부분은 아이의 눈빛을 강조하듯이 처리하여 바라보는 시선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엄마를 바라보는 눈빛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눈빛에서 편안함과 사랑스러움을 느낀다. 아이와 엄마의 교감을 자연스럽고 따뜻하게 표현하며 색과 구도를 통해 그 의미를 더 부각해주고 있다. 이런 부드러운 이미지는 파스텔화를 통해 더 두드러지게 보인다. 주변의 인물을 묘사한 이러한 작품 성향은 에드가 드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당시 많은 작가들에게 미술수업을 받았으며 미술관에서 작품모사를 통해 실력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작품에서는 일본의 우끼요에 영향을 받은 부분이 보인다. 작품에서는 다른 작품과는 다른 색감과 명확한 선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관람자로 하여금 전혀 다른 작가의 작품을 보는 듯한 매력을 지녔다. 파스텔화의 이미지가 부드럽고 따뜻하게 인물을 표현해 주었다면 판화 작품은 선명하고 명료한 의미를 전달하는 느낌을 준다. 여인이 아이를 안고 있는 작품의 경우 두 작품이 주는 느낌이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 우끼요에 : 17세기에서 20세기 초 일본 에도시대 사람들의 일상생활이나 풍경, 풍물 등을 그린 것으로 당시 유럽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판화작품 중 '편지'는 파란색 무늬를 입은 여성의 모습으로 소중한 소식을 전하는 마음을 잘 담아낸 것으로 보인다. 여인의 모습은 얼굴선과 머리카락에서 손까지 명료하게 표현하였다. 편지는 이미 다 써 놓았다.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하고 정리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절제한 내용으로 가득 채웠을 것이다. 몇 번이고 쓰고 지우면서 서너 장의 편지지에 마음이 녹아들었다. 밤늦도록 마무리한 편지 봉투 끝에 침을 묻히며 그가 나의 마음을 진실되게 받아줄 것이라고 믿는다. 봉투에 침을 바르는 행동의 마음속에는 이미 편지는 상대에게 도달해 있다. 이것이 작품을 바로 보는 관객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여성의 파란색 원피스와 꽃무늬 벽 그리고 책상의 단순한 구도 속에서 선명하게 표현된 인물의 모습은 다른 작품과 전혀 다른 풍을 보이며 그녀의 작품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컸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작품이다
메리 카스트의 작품은 여성과 아이를 상대로 한 모델이 많다. 이들이 상류층 사회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곧 메리 카사트 자신 스스로가 상류층 여성으로서 당시 사회 상으로써는 경험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서민층 보다는 상류층 사회의 모습을 접하는 것이 당연하였을 것이다. 또한 그녀 자신은 결혼하지 않았지만 주변에 많은 사람들을 통해 부모와 자식들이 따뜻한 마음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아이와 여성은 당시 그녀가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가까이 있는 주변 인물들이었을 것이다. 즉, 당시 사회는 현대와 같이 여성들이 야외 활동을 자유로이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으므로 그녀는 자신이 활동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바라보는 관점에서 작품 대상을 찾았을 것이다. 그것이 아이와 여성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이 더 따뜻해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 사진 : 시카고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