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찡그린 얼굴보다는 환히 웃는 모습을 좋아한다. 또한 칙칙한 모습보다는 깔끔하고 밝은 모습을 선호한다. 감정의 기운이 전하는 흐름 때문이다. 그렇기에 웃음과 미소가 보이는 모습에 행복해한다. 여기 환한 밝음으로 다가오는 그림이 있다. 그 속에는 미소와 웃음이 있다. 자연스러운 모습 속에 배려와 포용하는 힘이 있다. 사랑이 머문다. 그것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바로 대상의 인물이기도 하지만 그 대상을 드러나게 만드는 색감이다. 따뜻함이 묻어난다. 그것은 마음을 설레게 하는 힘을 지녔다. 바로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1841년) 그림을 보면서 받는 인상, 감정의 흐름이다.
그의 그림은 따뜻하다. 안정적이고 밝음을 준다. 화사하고 사랑스럽다. 작품에는 다양한 대상이 나타나지만 사랑스럽고 행복한 모습이다. 슬픈 일이라는 것을 잊고 살아가는 별천지의 사람을 보는 느낌이다. 인간의 삶 속에 나타날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만 골라 놓은 듯하다. 작가에겐 슬픔이란 없는 것 같은 세상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삶에 어려움이 없는 순간이 있겠는가. 웃음이 끝나기 전에 슬픔이 찾아올 수도 있고 고통의 순간에 안락한 순간을 맞이하기도 하는 것이 인생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진실이지만 그 속에 행복한 순간만을 끄집어내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를 기대하기 때문 이기도 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그 모습보다는 지난 시간의 아름다움이었거나 그런 아름다운 순간을 기다리는 마음 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슬픔은 잊고 좋은 일만 떠올리고 싶은 마음의 표현일수도 있다. 매 순간 기억할 것이 한정된다면 슬프고 고통스러운 기억보다는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하고 살아가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르누아르는 바로 그런 인간의 감정 중에서 기쁘고 행복한 순간을 드러낸다. 그것은 삶의 어려움을 잊고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며 세상을 헤쳐나가자는 마음의 헤아림일 것이다. 그의 작품 속 대상은 여유롭다. 움직임이 힘차고 사람의 얼굴은 밝은 기운으로 가득하다. 꽃은 싱싱하고 밝고 화려하며 화면 전체를 가득 채워 풍만함을 보여준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등장인물들 모습은 풍만해 보인다. 삶의 여유로움과 윤택함이 묻어난다. 삶의 고난은 겪었던 적이 없는듯한 밝은 표정에 몸도 풍성하게 나타냈다. 여인은 가는 허리선 대신 풍요로운 모습을 아름다움의 상징처럼 나타냈다.
르누아르가 마지막에는 붓을 잡을 수 없을 정도의 고통 속에서도 그림을 그리는 이유를 '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영원히 남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으로 영원히 남아 사랑받고 있다. 여기서 아름답다는 것은 사랑, 행복, 기쁨 등 모든 것을 포용하기 때문이다. 그림을 보는 이가 행복해하고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그리며 스스로 행복했던 르누아르.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기 위한 자기만의 표현방법과 색을 사용하였다. 그는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가. 진정한 세상의 행복을 느꼈던 사람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삶은 누구에게나 힘겹다. 웃음보다 찡그리고 화난 얼굴이 더 많은 세상처럼 느껴진다. 그런 가운데서도 가장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며 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자 노력한다면 즐겁고 행복해지지 않겠는가. 행복하고 아름다운 것은 한순간에 다가온다. 그것은 내가 쌓아놓은 것들의 집합이 조금씩 커가면서 커다란 덩어리를 이루었을 때 드러난다. 그 덩어리가 커지는 과정까지는 슬픔과 고통이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일뿐이다. 그렇기에 웃음의 씨앗을 언제 뿌리고 거두는 가는 자신의 마음이다. 르누아르는 고통과 어려움에 힘들어하는 세상 사람들이 스스로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모든것을 아름답게 그렸을 것이다. 우리는 그림을 보면서 기쁜 마음으로 미소를 지으면된다.
https://www.artic.edu/artworks/14647/young-woman-se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