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loyd 고종석 Feb 09. 2018

역대 올림픽 주제가 및 올림픽 관련 음악 소개

안녕, 평창! 역대 올림픽 음악 돌아보기 Part. 1

안녕평창역대 올림픽 음악 돌아보기 Part. 1      

이번 ‘Today’s Play List’는 올림픽과 관련된 여러 음악이야기로 구성했다. 먼저 남북한 단일팀 구성과 예술단 공연 등으로 ‘평화올림픽’이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개막을 눈앞에 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한다. 


우리가 올림픽과 관련된 음악을 떠올릴 때 기억 속에서 가장 먼저 소환되는 음악이 있다. 바로 코리아나(Koreana)가 부른 1988년 서울올림픽의 주제가 ‘Hand In Hand’이다. 이 곡은 가수 활동을 이어, 작곡과 프로듀서, 영화 음악 감독,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음악적 흐름을 조율하고 완성시킨 조르지오 모로더(Giovanni Giorgio Moroder)의 작품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 유럽 지역에서 듀란듀란(Duran Duran), 징키스칸(Dschinghis Khan) 등과 동급으로 인기를 얻었던 코리아나와 모로더의 조우는 의미가 큰 조합이었다. 코리아나가 부른 ‘Hand In Hand’는 타이틀이 주는 상징성이 올림픽과 관련된 그 어느 음악보다 뛰어난 곡이다. 4인조 혼성그룹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화음을 강조시킨 이 곡은 디스코 음악과 전자 음악의 대중화를 이룬 모로더의 작품력 역시 빛난 음악이다.

모로더는 유로 댄스와 신서사이즈를 중심으로 한 초기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영웅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는 디스코의 여왕 도나 썸머(Donna Summer)의 ‘I Feel Love’와 유리스미스(Eurythmics)의 ‘Sweet Dream’, 휴먼 리그(The Human League)의 ‘Together In Electric Dreams’ 등을 히트시킴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디스코와 전자음악 열풍을 일으켰다.     


88서울올림픽 공식 주제가 ‘Hand In Hand’, 세계적인 히트와 숨겨진 에피소드

코리아나(Koreana)는 미8군 무대와 동남아시아에서 활동하던 코리안 플라워즈를 전신으로 한다. 복잡한 가족사 속에서 파이브핑거스를 거쳐 아리랑 싱어즈로 팀명을 바꾼 이들은 중동까지 진출하며 인기를 얻었고, 1979년 싱글 ’Dark Eyes‘의 히트로 유럽 무대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방송에 소개될 때마다 아리랑 싱어즈를 일본 팀으로 잘못 소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매니저 김영일의 제안으로 팀명을 코리아나로 바꾸게 되었고, 1980년 [Burning Fantasy]를 폴리그램 레코드에서 발표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1981년 9월 30일 서독 바덴바덴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1988년 올림픽 개최지로 서울이 확정되었다. 

서울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이후 김영일은 폴리그램 측이 ‘88서울올림픽’ 공식주제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는 주제가를 맡을 뮤지션으로 코리아나를 선정해 달라는 제안을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에 전달했다. 위원회는 해외의 유명 팝 가수가 노래하기를 원했지만, 폴리그램 레코드마저 코리아나가 제격이라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다. 

결국 위원회와 IOC는 영어가 가능하고 유럽 지역에서 인기가 있던 코리아나를 공식주제가의 주인공으로 최종 낙점했다. 그리고 앨범의 작곡과 프로듀서는 폴리그램 레코드와 IOC의 협의 아래 거장 모로더로 결정되었고, 모로더는 영화 ‘Top Gun’에서 함께 작업했던 톰 휘트록(Tom Whitlock)에게 가사를 맡겼다. 뉴 웨이브를 중심으로 디스코 비트와 전자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운 연출 방식이 독특했던 모로더의 장점이 배인 ‘Hand In Hand’의 우리말 버전 ‘손에 손잡고’의 가사는 서울대학교의 김문환 교수가 진행했다. 

홍보 영상과 함께 공개된 ‘Hand In Hand’는 스포츠를 통한 격정과 감동이 동시에 연상되는 기품을 지닌 곡으로 전 세계 음악차트에서 상위에 랭크되며 서울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줬다. 그러나 해외에서의 반응과 달리 ‘Hand In Hand’는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들에게 곡이 너무 느리다는 지적을 당했다. 

급기야 코리아나에게 노래를 빠르게 부를 것을 요구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주제가를 패티김의 ‘서울의 찬가’로 바꾸겠다는 위협까지 가했다. 더해서 노래 전체를 한국어로 부르라는 요구까지 이어졌고, 코리아나는 개막식에서 1절은 ‘손에 손잡고’를 부르고 2절에서는 ‘Hand In Hand’를 부르는 것으로 협의했다. 

‘Hand In Hand’는 물론 ‘Victory’까지 큰 히트를 기록했던 이 앨범은 전 세계적으로 1,700만 장 이상 판매되며 동양인이 발표한 앨범 가운데 단일 앨범으로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했다. 또한 서울올림픽이 진행되던 당시에 주목받았던 곡이 하나 더 존재한다. 바로 미국 대표팀의 주제가로 선정된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One Moment In Time’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코리아나와 모로더의 조화로 완성된 ‘Hand In Hand’는 음악을 통한 동서화합과 연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Hand In Hand’의 성공 이후 올림픽에서는 각 대회를 상징하는 공식주제가와 기념 음악에 많은 공을 들여 나오고 있다.

 2015년 7월 3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중국 베이징은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를 제치고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도시로 선정되었다. 하지만 개최지 발표 나흘 만에 베이징 동계올림픽 주제곡 ‘The Snow And Ice Dance’는 월트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 삽입된 ‘Let It Go’를 표절한 것으로 비난을 받는 사태도 발생했다. 여러모로 올림픽의 공식주제가와 기념음악들은 큰 이슈를 이어 나오고 있음에 분명하다. ‘Hand In Hand’ 이후 올림픽을 상징하는 여러 음악들을 다음 회에 만나보자.   


안녕평창역대 올림픽 음악 돌아보기 Part. 2 바로가기 

  


매거진의 이전글 2018년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 개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