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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yd 고종석 Aug 24. 2020

소련, 러시아와 관련된 음악이야기

요즘 끼적이고 있는 <정치와 ROCK 음악 中>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으로 지칭되었던 소련은 1922년부터 1991년 12월 26일까지 유라시아 북부에 존재했던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였다. 1983년 9월 1일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을 출발해서 김포국제공항으로 오던 대한항공 소속 007기가 소련 공군 소속의 전투기 ‘수호이 15(SU-15)’의 공격을 받아 사할린 서쪽에 추락해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2011년 갑작스런 죽음으로 음악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던 게리 무어(Gary Moore)가 1983년 발표한 4집 『Victims Of The Future』에는 'Murder In The Skies'라는 공격적인 리프와 날카로운 창법이 실린 곡이 수록되었다. 이 곡은 대한민국 국적기 사상 최악의 항공사고이자 냉전의 희생양으로 기록된 1983년 대한항공 007기의 격추사건을 소재로 완성된 곡이었다.      


1979년 11월 30일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11집이자 록오페라를 상징하는 작품 [The Wall]이 발매되었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1989년 11월 9일 동서독의 분단을 상징했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고, 1990년 5월 동서독은 경제사회 통합을 결정했다. 같은 해 7월 동독과 유럽 대륙의 안정을 연계하는 주장을 펼쳤던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 대통령은 독일의 NATO 가입을 승인한다. 이를 통해 독일은 통일을 위한 국제적인 장애물이 사라졌고, 통일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설 수 있었다. 

1990년 9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2(동독과 서독)+4(전승 4강국)+35(유럽안보협력회의 35개 구성국가) 회의 이후인 10월 3일 41년 동안 동서로 분리되었던 독일은 통일된 독일로 다시 태어났다. 이는 중세 이후 분열되었던 독일이 1871년 프로이센(Preussen)을 중심으로 독일 제국을 형성했던 통일보다 더욱 의미있는 국가적 통일이었다. 또한 통일 독일의 상징성은 1939년부터 1945년까지 벌어졌던 2차 세계 대전의 종결을 의미했으며, 남북으로 분단되어 있던 대한민국과 북한의 통일에도 잠시간에 걸쳐서 희망을 안겨줬다.      

1972년 [Lonesome Crow]로 서독에서 데뷔했던 밴드 스콜피온스(Scorpions)는 독일이 통일된 1990년 11월 6일에 11번째 작품 [Crazy World]를 내놓는다. 빌보드 앨범차트 21위까지 올랐던 이 앨범에는 빌보드 Hot100차트에서 4위를 기록한 ‘Wind Of Change’가 자리했다. 이 곡은 자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많은 변화가 진행되던 당시의 풍토를 내포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Wind Of Change’의 가사에는 소련의 사회주의 개혁 이데올로기라는 기취를 담으며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전개했던 ‘페레스트로이카(Perestroika)’와 관련된 내용이 주요하게 담겨 있었다. 

1991년 9월 소련에서 열린 최초의 야외 록 콘서트로 기록된 ‘Monsters In Moscow’는 역사상 최대 인원인 160만 명이 현장에 자리한 공연으로 기록되고 있다. AC/DC를 필두로 메탈리카(Metallica)와 판테라(Pantera) 등 당시에 최고 인기를 구가하던 헤비메탈 밴드가 함께 했던 이 공연은 자리했던 관객의 수치 이상으로 라이브의 진수를 선보인 페스티벌로 기억되고 있다. 괴물과도 같았던 ‘Monsters In Moscow’ 공연이 전개되던 시기를 전후해서 공산당 보수파가 일으켰던 쿠데타는 실패했고, 공연 3개월 후인 12월 25일 소련의 경제를 중흥하겠다고 공언해 왔던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왔다. 다음 날 소련의 모든 통제권은 러시아연방의 보리스 옐친(Boris Yeltsin) 대통령에게 승계되었다. 

소련이 붕괴된 직후 스콜피온스의 ‘Wind Of Change’는 발표 당시보다 월등한 인기를 구가하며 세계적인 히트작으로 떠올랐다. 싱글 ‘Wind Of Change’는 전 세계적으로 1천 4백만 장이 판매되었고, 스콜피온스는 舊소련의 고르바초프 前대통령에게 골드 레코드와 함께 ‘Wind Of Change’의 로얄티로 7만 달러를 선물했다.      


고르바초프의 개혁 의지와 소련의 붕괴는 역사상 최악의 방사능 사고로 기록된 1986년 체르노빌(Chernobyl) 원자력 발전소(원전) 폭발 사고와 뒤이은 핵잠수함 K-219호의 침몰 사고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1986년  우크라이나의 중북부, 모스크바의 서남부에 위치한 ‘검은 잎사귀’라는 뜻을 지닌 도시 체르노빌의 원전에서는 인재로 판명된 화재로 역사상 최악의 방사능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1997년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Jr.)와 마크 랜돌프(Marc Randolph)가 함께 설립한 넷플릭스(Netflix)는 2015년부터 본격적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세계 50개국에 진출했고, 다음 해 1월부터 대한민국에서도 본격적인 서비스를 진행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국내에서 넷플릭스가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던 콘텐츠에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현실 속에서 반복되며 나타난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 시리즈도 포함된다.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에는 더 후(The Who), 본 조비(Bon Jovi)와 머틀리 크루(Motley Crew), 토토(ToTo), 폴리스(The Police), 포리너(Foreigner), 더 카스(The Cars), 퀸(Queen), 스콜피온스, 메탈리카 등 1980년대를 상징하고 풍미했던 록 음악이 유유히 흐르며 극의 긴장감을 상승하게 만들었다. 


‘기묘한 이야기’의 시즌 3이 종영된 2019년 7월 이후 주인공 호퍼가 다시 살아나서 시즌 4에 등장한다는 내용이 담긴 예고편이 여러 SNS에 나돌기 시작했다. 그 동안 ‘기묘한 이야기’의 첫 시리즈의 배경은 1983년이었고, 각 시리즈는 모두 해를 넘겨서 시즌 3에 이르러 1985년으로 마무리되었다. 때문에 시즌 4의 시대 배경은 당연히 1986년으로 추정되었고, 예고편에 나타났듯 시리즈 4에서 전개될 상황의 배경은 소련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연결되는 이야기를 연상하게 만들기에도 충분했다. 

원전 사고는 폭발의 여파와 크기에 따라 최대 7등급까지 분류된다. 원전이 가동된 이후 7등급 사고는 2011년 후쿠시마와 체르노빌이 유이하다. 2019년 5월부터 미국의 HBO 방송사를 통해 5부작으로 방영되었던 드라마 ‘체르노빌’은 7등급 원전 폭발사고였던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를 소재로 제작되어 전 세계인들에게 원전의 위험성과 안전을 상기시켰다. 

드라마의 긴장감을 유연하게 이어가기 위해 ‘체르노빌’의 사운드트랙은 영화 ‘조커(Joker)’로 아카데이 음악상을 수상한 힐두르 구드나도티르(Hildur Guonadottir)가 담당했으며, 그는 ‘체르노빌’ 사운드트랙으로 그래미어워드에서 베스트 스코어 사운드트랙상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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