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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yd 고종석 Aug 27. 2020

팝과 재즈의 경계, 켈리 패터슨

Kellee Patterson [Maiden Voyage]

요즘 끼적이고 있는 <팝과 재즈의 경계 >

Kellee Patterson [Maiden Voyage]

켈리 패터슨(Kellee Patterson)의 [Maiden Voyage] 앨범은 블랙 재즈 레코드에서 발매한 음반 중 몇 되지 않는 보컬 앨범의 주인공이자 미스 인디아나 출신의 보컬리스트였던 그녀의 데뷔작이다. [Maiden Voyage]는 컬렉터들이 오랜 동안 목말라 하던 음반으로 음악적으로도 침이 고이고 또 고여 흐를 만큼 아름다운 곡들로 채워져 있다. 

시카고에서 태어나서 인디아나주에서 자랐고 오클랜드에 위치한 블랙 재즈 레코드에서 활약을 펼친 켈리 패터슨의 [Maiden Voyage] 앨범은 허비 핸콕(Herbie Hancock)의 ‘Maiden Voyage’를 리메이크해서 수록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73년에 발표된 루돌프 존슨(Rudolph Johnson)의 [The Second Coming]에 이어서 발매된 이 음반은 블랙 재즈 레코드가 주창하던 AACM(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Creative Musicians. 창의적인 음악가를 육성) 방식과 다른 결을 지니고 있다. 이는 곧 블랙 재즈 레코드의 변칙적인 흐름과 보다 대중적인 방향성을 의미했다.      


[Maiden Voyage] 앨범은 신비로운 사운드와 당시로서는 경험하기 힘들었던 가창력으로 완성된 ‘Magic Wand Of Love’을 포함해서 총 8곡으로 구성되었다. 한 마디로 ‘고급지다’는 느낌을 가득 선사하는 ‘Look At The Child’와 ‘Don’t Misunderstand, 훵키한 비트와 매끄러운 프레이즈 속에서 선명한 창법이 유연하게 연결된 ‘Soul Daddy’와 ‘See You Later’, 앨범의 후반부에서 청자의 갈증을 해소하고 다시 한 번 감상을 이끌고 마는 ‘Be All Your Own’에 이르기까지 [Maiden Voyage] 앨범은 순수와 천부적인 재능이 버무려진 작품이다. 더해서 세련되고 부드럽게 선을 그어 나가는 보컬 라인과 사운드의 전위적인 전개로 채워진 모든 트랙은 1970년대 초중반에 유럽에서 주창되던 진보적인 음악 계열의 흐름과 유사한 기운마저 전달한다. 

팝과 재즈의 경계를 오가며 새로운 세기를 향했던 켈리 패터슨의 [Maiden Voyage] 앨범이 지닌 장점은 최고 수준의 사이드 맨이 함께 했다는 점에서도 발견된다. 2007년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무대에도 올랐던 조지 듀크(George Duke)의 밴드에서 활동하던 존 허드(John Heard)와 레이 찰스(Ray Charles) 밴드의 투어 멤버로 활약했던 조지 하퍼(George Harper)의 플루트는 특히 매력적이다. 발매 당시에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켈리 패터슨은 이후 발표한 ‘If It Don't Fit, Don't Force It‘과 같은 소울펑크와 디스코 계열의 음반을 연이어 발표했고, 보컬로서의 아성을 나름 이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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