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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yd 고종석 Aug 21. 2020

재즈와 심포닉 [Serenade To Sweden]

Alice Babs & Duke Ellington

“3분 20초간 울려 퍼진 ‘Serenade To Sweden’, 이토록 아름다운 스캣은 다시없을 거라 탄성을 자아냈다.” 요즘 끼적이고 있는 <재즈와 심포닉의 만남 中>  

2000년대에 접어들며 광주의 중심가는 상무지구와 첨단지구 등으로 바뀌었다. 광주의 이전 중심가는 충장로와 금남로, 그리고 두 거리보다 측면에 위치한 구시청 사거리였다. 전남도청을 사이로 동명동과 정반대편에 자리한 구시청 사거리 주변에는 오래 전부터 학원이 밀집되어 있었고, 여러 유흥 시설도 즐비했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 구시청 사거리에는 특이하게도 재즈 바가 유독 많이 생겼다. 이제는 숨죽인 공간이 된 무등산 아래 구시청 사거리 주변의, 밤거리에는 아직도 서너 곳의 재즈 바가 여전히 고즈넉하게 음악을 수놓고 있다. 그 중에는 ‘엘링턴’이라는 재즈 바도 존재한다. 이 곳에는 오**라는 선수가 음악을 주로 플레이한다. 개인적인 친분을 떠나서 음악을 향한 그의 행각은 돋보였던 적이 잠시 있었다.   

    

1959년 [Ellington Jazz Party]를 시작으로 14차례에 걸쳐서 그래미어워드를 수상했던 명인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과 해맑은 이미지 이상의 가창 실력을 지녔던 앨리스 밥스(Alice Babs)의 협연작 [Serenade To Sweden]은 광주와 ‘엘링턴’, 재즈와 연계된 음악을 떠올릴 때 늘 손이 가는 음반 중 하나이다. [Serenade To Sweden]은 초반으로 발매되었던 1966년 이후 2017년에 Real Gone 레이블을 통해서 CD로 제작된 적이 있다. 2020년 [Serenade To Sweden]이 9월 중에 다시 배포된다고 한다. 이번 음반에는 [Duke Ellington]은 물론 스윙과 비밥 등 재즈와 관련된 여러 서적을 출간했고, 재즈 포럼과 재즈 타임스 등에 글을 기고했던 재즈 전문 리뷰어 스콧 야노우(Scott Yanow)의 라이너 노트가 함께 포함되었다고 전해진다. 

      

7살의 나이에 피아노를 연주한 이후 192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신에서 활약을 펼쳤던 듀크 엘링턴, 그리고 스웨덴 출신의 영화배우이자 가수였던 엘리스 밥스가 함께 한 작품이 바로 [Serenade To Sweden]이다. 10대 후반 청계천의 한 음반 가게에서 일하던 분의 소개로 처음 접했던 앨리스 밥스의 음악 세계는 언제 들어도 감흥을 다르게 전달하는 미묘한 매력을 지녔다. 1958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입상한 이후부터 유럽 팝과 재즈계의 스타로 떠올랐던 앨리스 밥스는 준 크리스티(June Christy)와 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를 뒤섞은 새로운 영역의 보컬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던 인물이다. 또한 18편의 영화에 출연했던 그는 오페라 가수로도 활약할 정도로 남다른 실력을 지녔었다. 앨리스 밥스는 한 마디로 크게 덧칠하지 않은 창법을 바탕으로 음을 매끄럽게 이끄는 고급스런 가창자였다. 1963년 앨리스 밥스의 오랜 팬이었다고 자처하던 듀크 엘링턴은 그녀를 위한 녹음을 제안했고, 곧장 자신의 밴드를 이끌고 프랑스에서 녹음에 들어갔다. [Afro-Bossa]를 시작으로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가 설립했던 음반사 Reprise 레이블에서 활동하던 듀크 엘리턴은 3년의 시간이 흐른 1966년 앨리스 밥스와의 결과물을 ‘Serenade To Sweden’으로 명칭해서 발표했다.   

 

[Serenade To Sweden]이 지닌 특징은 '재즈와 심포닉의 만남'이라는 모에 있다. 듀크 엘링턴과 앨리스 밥스를 필두로 빌리 스트레이론(Billy Strayhorn)과 캐니 클락(Kenny Clarke) 등이 함께 한 4인조 구성에 프렌치 혼이 추가된 사운드는 높은 완성도와 양질의 조합으로 결합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먼저 눈에 띄는 곡은 ‘Serenade To Sweden’이다. 듀크 엘링턴의 건반과 케니 클락의 터치가 함께 하는 가운데 앨리스 밥스가 공간을 휘저으며 고르게 이끌어 완성된 이 곡은 스캣이 지닌 황홀함 이상의 빛나는 결마저 지니고 있다. 그리고 3옥타브를 넘어서는 앨리스 밥스의 화려한 음의 품격과 함께 언제 들어도 새로운 만족감을 전하는 ‘The Boy In My Dreams’와 ‘Azure’, 스윙과 비밥, 오페라가 동시에 연상되는 ‘La De Doody Doo’의 감흥은 A면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B면에 위치한 8개의 트랙은 듀크 엘링턴이 이전에 공동으로 작곡했던 곡과 새로운 창작곡이 징검다리를 이루며 자리하고 있다. [Serenade To Sweden]이 지닌 또 다른 특징은 여기에서 발견된다. 1940년대 전후를 풍미했던 작곡가들과 듀크 엘링턴이 함께 완성했던 작품들이 앨리스 밥스의 목소리와 함께 새롭게 해석되어 실려 있기 때문이다. 먼저 1940년대 듀크 엘링턴 밴드와 활동했던 호야 셰릴(Joya Sherrill)이 가창했던 ‘I Didn't Know About You’는 밥 러셀(Bob Russell)과 듀크 엘링턴이 1944년에 공동 작업으로 내놓았던 곡이다. 1953년에 초연된 이후 데이브 그루신(Dave Grusin)과 조 샘플(Joe Sample), 시카고(Chicago) 등 수많은 뮤지션들이 리메이크했던 ‘Satin Doll’은 조니 머서(Johnny Mercer)와 빌리 스트레이혼이 듀크와 함께 완성했던 작품이다. 또한 프랭크 시나트라와 페기 리(Peggy Lee), 알 자로(Al Jarreau), 최근에는 카렌 수자(Karen Souza)에 이르기까지 40여 명의 뮤지션이 새로운 해석을 선보였던 ‘I'm Beginning To See The Light’는 자니 호지스(Johnny Hodges)와 해리 제임스(Harry James)가 듀크 엘링턴과 협력해서 완성했던 곡이다. 


이 모든 곡들은 [Serenade To Sweden] 앨범에서 앨리스 밥스의 영롱한 목소리로 더욱 낭랑하고 도톰한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보다 많은 분들이 이 앨범의 즐거움을 누려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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