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loyd 고종석 Sep 11. 2020

한국 포크 명반 김두수 [자유혼]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꾸준히 랭크되었던 김두수의 [자유혼]      

80년대 언더그라운드에서 신비함이라는 중독성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졌던 김두수.

20만원대까지 가격이 치솟아 유통되던 명반 김두수의 [자유혼] 앨범이 다시 유통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김두수는 [자유혼] 앨범을 통해 사람들이 평화를 찾아 나서는 작은 여행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80년대를 풍미했던 김효국(하먼드올겐), 정유천(일렉기타), 손진태(일렉기타), 김광석(어쿠스틱기타), 신성락(아코디언) 등의 일급 세션들과의 만남으로 음악적 성취도가 한층 깊어졌다.     


앨범 수록곡 중 '들꽃'의 녹음 방식은 주목할 만하다. 스튜디오가 아닌 강릉 외곽의 산속에 있는, 방음이나 차음이 되지 않는 돔 형태의 구조물 안에서 더빙 없이 곡이 녹음되었다. 여기에는 믹서, 이펙터 등이 사용되지 않았다. 단지 고감도 소형 마이크 두 개와 나그라(Nagra)라는 휴대용 아날로그 릴테입 녹음기만이 사용되었다. 악기도 어쿠스틱 기타 세 대와 신시사이저, 하모니카 뿐이다. 김두수의 노래를 자연 속에서 듣는 듯 한 독특한 감흥을 느끼게 만든다. 김두수의 신비스런 비브라토, 공기의 입자감을 느끼게 하는 어쿠스틱 기타의 독특한 뮤트 사운드.. 클래식 기타의 트레몰로.. '자연과의 교감'이라는 이번 앨범의 컨셉을 투명하게 들려주는 아름다운 소품이다.     


대중적으로는 '기슭으로 가는 배'에 관심이 많이 쏠렸다. 경쾌한 어쿠스틱 리듬 기타에 낮게 속삭이는 듯 한 목소리, 찰랑거리는 물결처럼 아코디온이 듣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싼다. 마치 돛배를 타고 바람을 맞으며 강기슭으로 향하는 사람이 된 것 같다. 추억을 떠올리려는 듯 간간이 뿌려지는 손진태의 일렉기타 연주 또한 일품이다.     


김두수. 우리는 그가 안내하는 이 짧은 여행길에서 소박하지만 따뜻한 삶의 온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함께 이 작은 여행길에 오르는 것은 우리가 우리의 음악을 지켜내는 소중한 디딤돌이 되리라 믿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탈리아 프로그레시브록의 현재를 확인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