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가장 주목해야 할 음반을 내놓은 Wonho
2023년 가장 주목해야 할 음반을 내놓은 Wonho
흥미롭고 강렬한 상승을 보여주는 뮤지션이다. 과거 사운드를 재해석하면서 고유의 창작력을 뽐내는 밴드 원호와 타임머신(이하 원호)의 음악은 등장 이후부터 대중과 평단의 호응을 꾸준하게 이끌어 내왔다. 50여 년 전에 홍수를 이루던 음악들과 비슷한 듯 다르며, 다른 듯 명료한 11곡의 음악을 담아낸 원호의 정규 1집 [The Flower Time Machine]은 CD로 먼저 발매되었고, 바이닐로도 제작되어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원호와 타임머신은 엄밀히 기타와 보컬, 작곡, 작사 등에 탁월한 재능을 지닌 신원호(원호)의 원맨 밴드이다. 화려함과 그런지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뛰어난 재능을 지닌 원호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패션과 사회적 성향을 축으로 다채로운 장르와 스타일 안에서 완성된 음악을 선보여 나왔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관심을 가졌던 올드팝과 록은 원호 음악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 중에는 신중현과 산울림, 김정미, 그리고 그레이트풀 데드(Grateful Dead)와 스티비 레이 본(Stevie Ray Vaughan), 레드 핫 칠리 페퍼스(RHCP) 등 시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뮤지션들의 음악이 주를 이뤘다. 지난 10월 21일 채널 1969에서 진행된 단독공연에서 원호는 정규작의 수록곡 외에도 키보이스의 ‘해변으로 가요’ 등 과거의 명곡을 연주하며 현장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2018년 [DAY DREAMIN’]이란 타이틀 아래 단아한 어쿠스틱 사운드로 출발한 원호는 2020년 두 번째 싱글 [청춘]에서부터 자신이 지닌 음악적 에너지를 과시하기 시작했다. 2023년 1월 원호는 세 번째 싱글이자 이번 음반에서 뚜렷한 음악적 변화와 성장을 상징하는 ‘정글’과 ‘춤’을 내놓았다.
수려한 연주와 멜로디, 남다른 정서를 담은 [The Flower Time Machine]
지난 3월에 발매된 원호의 이번 앨범에는 탁월한 즉흥 연주력을 지닌 송하균(건반), 향니 소속의 이준규(베이스), 새소년 출신의 임강토(드럼)가 가세하며 완성되었다. [The Flower Time Machine]은 팝의 다양화에 불을 지핀 소울과 펑크, 사이키델릭을 중심으로 변화무쌍한 그루브와 섬세한 감정이입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히피의 언어로 사랑과 평화를 상징하는 꽃과 시간의 흐름으로부터 자유로운 타임머신을 합쳐 강산이 변해도 끊임없이 흐르는 평화의 음악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했다.”고 밝힌 원호의 이번 음반은 3년 여 동안 40곡의 데모 가운데 최종 선정된 곡들로 채워졌다. ‘정글’과 ‘춤’, ‘무지개와 소나기’ 등 앨범의 전반부에 위치한 곡들은 1960~70년대, 특히 사이키델릭에 접점을 둔 음악들이다. 원호 음악이 지닌 또 하나의 장점은 서정적인 향수가 가득 묻어나는 가사에 있다. 일상에서 발효된 차분한 감성들이 고르게 묻어나는 것이 특징이며, 간절한 바람과 구애의 이면에는 삶을 어루만지는 여러 손길이 애절하게 수를 짓고 있다. 이는 ‘그리움이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리면’, ‘봄비’, ‘사랑하는 마음이 너에게 닿을 수 있다면’ 등에서 분명하게 전달된다. 부드러운면서도 타이트한 사운드의 질감을 위해 이번 음반의 전곡은 카세트테이프를 이용해서 마스터링이 진행되었고, 이는 훌륭한 결과물로 완성되었다.
원호의 음악은 2023년을 상징하는 것은 물론 추후 더 큰 결과물을 내놓을 대형 신인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