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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yd 고종석 May 18. 2017

4년만에 9집 [She Moves On] 발표 나윤선

유럽 재즈의 중심인 프랑스와 독일에서 각각 최고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며 골드디스크를 수상한 나윤선, 일찍이 한국을 넘어 최고의 디바로 인정받고 있는 그가, 이제 4년만의 신보, <She Moves On>으로 이전보다 더 깊고 다양해진 음악을 선보인다. 

오랜 경력을 가진 미국의 실력파 프로듀서이자 건반 연주자인 제이미 사프트(Jamie Saft)와 함께 지난 해 말부터 음반 녹음을 시작했던 나윤선은, 기타의 거장 마크 리보(Marc Ribot), 노라 존스의 드럼 연주자였던 댄 리서(Dan Rieser), 뉴욕 음악씬 최고의 베이스 세션인 브레드 존스(Brad Jones) 등 모든 연주자들을 미국 출신으로 새롭게 구성했다. 지미 헨드릭스의 ‘Drifting', 폴 사이먼의 ’She Moves On', 조니 미첼의 'The Dawntreader', 루 리드의 ‘Teach The Giftted Children' 등 다양한 장르의 숨겨진 명곡들이 나윤선의 고유한 스타일로 다시 불리워졌고, 나윤선이 직접 작곡한 아름다운 멜로디의 오리지널 곡 ‘Traveller', 'Evening Star'와 제이미 사프트와 그의 아내가 함께 만든 감성 발라드 ’Too Late'이 함께 실렸다. 


Track List

01 Traveller (Youn Sun Nah / Sterling Fox, Sangmi Kim) 3:44

02 Teach The Gifted Children (Lou Reed, Michael Fonfara) 4:13

03 Too Late (Jamie Saft, Vanessa Saft / Vanessa Saft) 5:04

04 She Moves On (Paul Simon) 4:45

05 No Other Name (Noel Paul Stookey) 2:46

06 The Dawntreader (Joni Mitchell) 5:30

07 Drifting (Jimi Hendrix) 4:39

08 Black Is The Color Of My True Love’s Hair (Traditional) 4:15

09 A Sailor’s Life (Traditional / Arr. Fairport Convention) 8:43

10 Fools Rush In (Rube Bloom / Johnny Mercer) 4:05

11 Evening Star (Youn Sun Nah / Vanessa Saft) 3:01


<She Moves On> album teaser

https://www.youtube.com/watch?v=MZ2lJu-ewZQ


국제적인 명성에 걸맞는 나윤선의 최근 행보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레제코(Le Echos)는 ‘오늘날 가장 위대하고 훌륭한 재즈 보컬리스트는 다름아닌 한국인이다. 바로 나윤선’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극찬은, 앨범 <Same Girl>과 <Lento>가 유럽에서 15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골드디스크를 수상하고, 프랑스 정부가 문화예술공로훈장인 슈발리에 훈장을 서훈하는 등 나윤선이 그간 거둔 대외적인 성과만 보아도 결코 지나친 평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국내에서도 나윤선은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무려 4차례나 재즈&크로스오버 부문 최고 음반상을 수상했으며, 강원도 아리랑 홍보대사, 세계 재즈의날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홍보대사 및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 등 다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30일에는 유네스코(UNESCO)가 주관하는 국제 재즈 데이(International Jazz Day) 올스타 글로벌 콘서트에 공식 초청되어, 글로벌 호스트 도시로 선정된 쿠바의 수도 하바나(Havana)에서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재즈 거장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다양한 나라의 연주자들과 함께 늘 새로운 시도를 해온 나윤선

나윤선은 지금까지 스웨덴의 울프 바케니우스(Ulf Wakenius), 라스 다니엘슨(Lars Danielsson), 덴마크의 닐스 란 도키(Niels Lan Doky), 핀란드의 이로 란탈라(Iiro Rantala), 프랑스의 뉴엔 레(Nguyên Lê), 벵쌍 뻬라니(Vincent Peirani), 노르웨이의 마티아스 에익(Mathias Eick) 등 유럽 재즈 아티스트들을 비롯하여, 한국음악에 뿌리를 둔 음악 축제, 여우락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을 맡으면서 한국전통음악가들과 교류하는 한편, 브라질의 트리오 코렌테(Trio Corrente)와 국내 투어 공연을 하는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늘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그리고 앨범 <Lento> 이후 4년만에 발표하는 <She Moves On> 역시 마찬가지다. 


뉴욕 최고의 아티스트들과 함께한 녹음 작업

나윤선은 새로운 음악과 사운드를 위해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로듀서이자 건반 연주자인 제이미 사프트(Jamie Saft)를 만났다. 제이미 사프트는 아티스트들의 아티스트로 불리는 재즈의 거장 존 존(John Zorn)과 오랫동안 함께 활동했던 아티스트로, 뉴욕에서 가장 실험적이고 선도적인 음악가로 인정받고 있으며, 영화 음악 작곡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피아노를 비롯해서 하몬드 오르간, 펜더 로즈, 울리처(Wurlitzer) 피아노 등 다양한 빈티지 키보드 연주에도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으며 녹음과 믹싱 등 사운드 엔지니어링에 대한 경험도 풍부한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제이미 사프트는 음반 녹음을 위해 뉴욕 최고의 연주자들을 불러모았다. 매년 음악 잡지들이 선정하는 세계 최고의 기타리스트 순위에 항상 이름을 올리는 기타의 거장, 마크 리보(Marc Ribot), 노라 존스의 ‘Don't Know Why', 'Come Away With Me' 등 히트곡들의 드럼 연주를 맡았던 댄 리서(Dan Rieser), 그리고 오넷 콜맨, 엘비스 코스텔로, 셰릴 크로우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거장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 베이스 연주자, 브레드 존스(Brad Jones) 이렇게 최고의 멤버들이 모여 앨범 녹음에 들어간 것이다.


세계적인 거장들이 녹음한 역사적인 공간에서 이뤄진 완벽한 호흡

이들이 녹음한 뉴욕의 시어 사운드(Sear Sound) 스튜디오는 데이빗 보위, 밥 딜런, 스팅, 노라 존스, 시규어 로스를 비롯하여, 찰리 헤이든, 웨인 쇼터, 리 리트나워 등 수많은 재즈 거장들이 거쳐간 곳으로서, 이 역사적인 공간에서 제이미 사프트를 비롯한 연주자들은 놀라울만큼 완벽한 호흡을 들려줬다. 또한 그들도 마찬가지로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나윤선의 독특하고 매력적인 노래에 감흥을 받아 음악적으로 서로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시어 사운드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아날로그 장비와 마이크를 가지고 나윤선의 목소리에 맞는 장비의 조합을 충분히 테스트한 결과, 특유의 빈티지한 느낌을 살려 나윤선의 노래에 담긴 섬세한 감성을 기술적으로 잘 살릴 수 있는 사운드를 연출할 수 있었다.


숨겨진 명곡의 재발견

나윤선과 제이미 사프트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재즈 스탠더드 보다는, 나윤선의 이전 앨범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이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독특한 레퍼토리들을 선별했다. 앨범의 제목으로도 사용된, ‘She Moves On'은, 지난해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스타워즈의 레아 공주, 캐리 피셔를 위해 폴 사이먼이 작곡한 곡으로, 제이미 사프트의 하몬드 오르간과 마크 리보의 날렵한 기타 연주로 한층 세련되게 편곡됐다. 

루 리드의 ’Teach The Gifted Children'은 댄 리서의 드럼이 돋보이는 미디엄 템포를 중심으로 한층 밝은 느낌의 노래를 감상할 수 있는 곡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포크 송 그룹인 피터 폴 앤 메리의 ‘No Other Name'은 마크 리보의 어쿠스틱 기타 반주와 함께 듀엣으로 부른 노래로, 원곡이 가진 아름답고 처연한 감성이 잘 묻어난다. 지미 헨드릭스의 ’Drifting'은 원곡이 가진 사이키델릭한 연주와 스타일 때문에 리메이크가 쉽지 않은 곡이지만, 나윤선의 몽환적인 노래와 마크 리보의 현란한 기타 연주는 그런 우려를 깨끗이 날려 버린다. 또한 조니 미첼의 1968년 데뷔 앨범인 <Song to a Seagull>에 수록됐던 'The Dawntreader'와 프랭크 시나트라가 즐겨 불러 더욱 유명해진 재즈 스탠더드 ‘Fools Rush In'이 나윤선만의 스타일로 새롭게 탄생됐다.


새롭게 다가오는 세련된 멜로디와 감각적인 스타일

그 밖에도 나윤선이 직접 작곡한 'Traveller'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우아하고 세련된 멜로디와 영화적인 서사는, 단순한 보컬리스트가 아닌 작곡가로서의 재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또 다른 자작곡인 'Evening Star'는 지금까지 그가 보여주었던 다른 발라드 곡들에 비해 훨씬 대중적인 스타일을 느껴볼 수 있는 색다른 곡이다. 그 밖에 각 나라의 민요에도 많은 관심을 보여왔던 나윤선은, 스코틀랜드와 미국에서 불려지던 ‘Black is the Color of My True Love’s Hair’라는 민요를 직접 칼림바를 연주하며 노래했다. 여기에 베이스 연주만 더해진 미니멀한 편곡으로 나윤선의 목소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곡이다. 영국에서 전해오는 또다른 민요 ‘A Sailor’s Life’는 8분이 넘는 곡으로, 몽환적인 분위기의 편곡과 전개를 통해 독특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감상 포인트로 더욱 새로워진 음악

이번 앨범은, 그동안 ACT를 통해 발표했던 나윤선의 세 장의 앨범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던 드럼을 전격적으로 사용했다. 때문에 음악을 처음 듣는 사람들이 느끼게 되는 새로움은 제일 먼저 드럼 사운드에서 비롯될 것이다. 그리고 제이미 사프트가 사용한 다양한 종류의 건반도 마찬가지로 음악에 다양한 색깔을 입힐 수 있었다. 수십 개에 달하는 온갖 종류의 빈티지 건반을 모으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 제이미 사프트는, 하몬드 오르간, 펜더 로즈, 울리처 피아노 등 다양한 빈티지 건반으로 음악마다 다양한 사운드를 선보였다. 또한 마크 리보는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 기타를 적절히 사용하여, 때로는 열정적인 솔로를, 때로는 곡의 리듬감을 꾸며주는 역할을 통해 어느 한 부분도 더 이상 보태거나 뺄 필요 없이 완벽한 연주를 들려준다. 제이미 사프트와 그의 아내 바네사 사프트가 함께 작곡하고 바네사가 작사를 맡았던 ‘Too Late’은 소편성의 현악 연주가 시도됐다. 앨범에서 유일하게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등 기본 편성의 현악 4중주 연주가 더해진 이 곡은 더욱 풍성해진 연주와 함께 나윤선의 노래를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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