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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yd 고종석 May 19. 2017

자우림2집, 밴드 음악의 메인스트림 신화를 쓰기 시작

2집 [戀人] 1998

밴드 음악이 주류에서도 성공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자우림의 2집 앨범이다. 전체적으로 데뷔 당시의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작법에 이선규 기타의 여러 테크닉과 김지만과 구태훈의 유려한 리듬이 그득 번져있다. 특히 김윤아가 작사.작곡한 ‘연인 3부작’은 이 앨범의 주요 테마로 적용되었다. 


한 사람이 상대에게 갖는 여러 가지 감정을 노래로 표현해 낸 이 연작 중 ‘戀人 3/3’과 ‘戀人 3/3(Amgel)’은 앨범 내에 처음과 마지막 트랙에 위치하며 감정의 주효한 흐름을 정갈하게 매듭지어 놓았다. 2집의 타이틀곡은 아직도 적잖은 리퀘스트를 얻고 있는 ‘미안해 널 미워해’이다. 이미 데뷔 이전 클럽 블루데빌에서 마니아들에게 익숙하게 전달되었던 이 곡은 보다 다듬어진 작법과 연주로 완성되어 실렸다. 

이 앨범은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작업에 임해 오던 자우림의 여러 시각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특징을 지닌다. 노숙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런데서 주무시면 얼어죽어요’와 범람하는 TV의 무분별한 정보를 비판한 ‘하늘로 가는 상자’, 그리고 전 방송사에서 금지곡으로 묶인 ‘낙화’는 청소년의 안타까운 자살을 가슴 시린 표현법으로 다루고 있다. 재치있는 가사와 흥겨운 비트로 전개되는 ‘金家萬歲‘는 김윤아 고유의 만화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트랙이다. 자우림의 2집은 음악적으로 강렬한 록사운드를 기조로 테크노의 연결이 농후하게 연결되어 있는 장점도 지닌다. 어떠한 주제를 음악으로 진실되게 보여줄 것인가에 집중했던 자우림의 음악을 향한 신념이 잘 피력되었고, 대중적인 록음악의 방향성 역시 제시한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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