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loyd 고종석 May 19. 2017

포크와 블루그래스의 조화, Mumford & Sons

Mumford & Sons [Babel]

2012년 개봉된 안드리아 아놀드(Andrea Arnold) 감독의 영화 <폭풍의 언덕>에서 마지막 시퀀스인 캐시와 히스클리프가의 사랑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흐르던 멈포드 앤 선즈(Mumford & Sons. 이하 M&S)의 ‘The Enemy’는 많은 관객의 숨을 멎게 한 곡으로 기억되고 있다. 

쓸쓸하고 적막하지만 격정적으로 불타던 사랑을 영상 이상의 감동으로 선사했던 이 곡은 국내에서 M&S의 인지도를 끌어 올리는데 적잖은 역할을 담당했다. 

영국 포크록 밴드 M&S는 2013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앨범’ 부문을 수상하며 또다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미 영국과 미국 차트 정상에 오르며 높은 흥행을 기록했던 M&S는 그래미 어워드 이후 브릿 어워드에서도 ‘올해의 밴드’ 부문을 수상했으며, 빌보드 어워드와 에코 어워드, 주노 어워드,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등에서 수차례 노미네이트와 수상을 해나오며 명실공히 최고의 밴드로 등극했다. 이 모든 결과는 밴드라는 조직의 단계를 충분히 상승시켰다는 점과 대중적 인지도, 그리고 평단의 화답을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대자연을 배경으로 태동된 마운틴 뮤직을 기반으로 탄생된 장르로 5현의 밴조를 중심으로 어쿠스틱 사운드를 구사하는 것이 특징인 블루그래스. 중저음의 컨트리 보컬보다 다소 톤이 높은 블루그래스 보컬은 밴조 연주와 조화를 이루며 흥겨움과 서정적인 정서가 함께 하는 음악으로 통한다. M&S는 포크와 블루그래스의 조화를 그 어느 그룹보다 안정되게 이끌고, 그 감흥의 격을 다채롭게 품는 마력을 지닌 그룹이다. 의미깊은 가사와 풍성한 멜로디의 흐름, 그리고 보컬의 섬세함이 더해진 M&S의 데뷔 앨범 못잖게 매끄러운 흐름을 보이는 M&S의 2집 앨범 [Babel]은 첫 싱글 ‘I Will Wait’가 15만 회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차트 4위로 랭크되며 또다시 히트를 시작했다. 

이 작품은 지난 앨범에서 다소 탁하게 흐르던 보이스를 조금 유려하게 다듬었다는 점과 각 트랙마다의 격조가 매우 드라마틱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는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는 듯 온화한 대화로 전개되는 ‘Lovers' Eyes’와 ‘Hopeless Wanderer’ 등에서 잘 나타난다. 그리고 이전까지 느끼지 못했던 멤버 전원의 보컬이 전하는 하모니가 색다른 감동을 선사하는 ‘Ghosts That We Knew’는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넘버 중의 넘버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감상이 필요한 곡은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And Garfunkel)의 ‘The Boxer’의 리메이크이다. 이 곡에서 M&S는 조심스러우면서도 단계적으로 고조되는 원곡의 분위기를 그룹 고유의 연주와 하모니로 훌륭하게 완성해냈다. 


M&S 음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확신과 기대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이 앨범은 영화 <브로큰 써클>의 사운드트랙과 함께 감상해도 좋을 거라고 추천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우림2집, 밴드 음악의 메인스트림 신화를 쓰기 시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