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고양이가 싸우는 소리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영역 싸움인 것일까. 사랑싸움인 것일까. 알 수 없었다. 창문을 열고 그만 싸워주면 안 되겠니. 소리치고 싶었다. 그렇다면 내가 고양이보다 더 시끄러운 사람이 되겠지. 화를 풀기 위해 한 행동이 악재가 되는 경우가 있다.
불현듯 아빠가 죽어도 슬퍼하지 않을 거라 다짐했던 날이 떠올랐다. 여느 때처럼 맞은 날이겠지. 맞지 않은 날을 세는 게 더 어려우니까. 아무리 슬퍼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도 그러지 못할 무능한 미래의 내가 보였었다. 슬퍼하지 않을 거라 다짐하며 슬퍼했었다.
지금의 나는, 슬퍼하며 다짐하던 내가 슬프다. 마음속으로도 저주도, 복수도 제대로 못했던 내가 슬프다. 아빠가 죽지 않았어도 미래의 나는 슬프단다. 네가 커서 다른 사람이 될 일은 없잖니.
밖에 싸움이 격해졌는지, 소리가 사방에서 들린다. 뛰어다니며 싸우는 것 같다. 주차된 차 밑에서도 싸우고, 지붕 위에서도 싸우고, 담벼락에서도 싸운다. 그러다 고양이들이 내 슬픔 사이까지 기어 들어와 싸운다. 고양이들이 비명을 지른다. 나도 속으로 비명을 지른다. 몸 안에 고양이와 내 비명이 메아리친다.
일어나 책이라도 읽을까 하다가 가만히 누워있기로 했다. 싸움 소리가 어느새 들리지 않는다. 고양이들이 크게 다치지나 않았으면 좋겠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자신의 상처를 살피며 핥는 고양이를 생각했다. 상처가 모두 얕길. 얕아도 손이 닿지 않는 상처는 고통스러우니, 모든 상처가 혀에 닿길. 기도했다.